이 하늘 아래 억울하고 기막힌 사연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저 아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그 사연에 맺힌 억울함을, 좌절감과 무력함을 등에 대신 진다는 것은 얼마나 엄청난 일일지. 사람과 사회 ‘박래군씨, 왜 그렇게 사세요?’가 담담하게 풀어낸 파란만장한 30년이 기사를 읽은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마 그의 등에는 나 같은 이들의 비겁함도 함께 지워져 있을 것이다. 그러니 참으로 뻔뻔한 바람이지만, 형제며 아들을 처참히 잃는 이도,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이도 없는 그날까지 ‘그렇게’ 꼭 살아주시길.
미국에서는 비영리병원이 의료서비스의 질과 비용 대비 편익 등의 기준에서 영리병원보다 높은 성과를 보인다고 한다. 영리병원은 장사에만 매달리다 보니 생명을 차선으로 두게 되고, 환자는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약해진 환자들은 영리병원의 화려한 모습에 안도를 느끼며 ‘아무렴, 큰 병원인데 낫게 해주겠지’ 믿으려고 한다. 인간의 불안한 마음을 파고드는 장삿속,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무색하다.
자연이 좋아지면 늙어가는 것이라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요즘 늙어가나 보다. 산이 점점 좋아진다. 동네 뒷산 산책하는 수준에서 북한산, 관악산으로 옮겨갔다. 이번 여름휴가에도 산행을 꼭 해야지 다짐하고 물색 중이었는데 반가운 기사가 있다. 레드 기획 ‘아주 먼 곳에 예술가들이 산다’. 오대산이 갑자기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게 나를 잡아끄는 것 같다. 아름다운 초록 속에 구도의 자세로 살아가는 예술가들이 있다니 매력적이다. 걷고 걸으며 고요한 성찰을 맛보는 중, 백발 성성한 예술가 아저씨들을 우연히 만나는 행운이 나에게도 찾아왔으면!
얼마 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지지자가 아닌 내가 봐도 왠지 모를 신뢰감을 준다. 그래서 한 가지 제안한다. 박 의원이 약속할 정책만 바라보자. 연좌제는 안 된다. 부모의 좌익운동 전력 때문에 억울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유신독재 때문에 박 의원을 매도해선 안 된다. 조건은 동일해야 한다. 20대들은 박 의원의 대학 등록금 및 교육정책 공약만 지켜봐도 충분하다. 참고로 4·11 총선 직전 새누리당의 조윤선 대변인은 반값 등록금 공약에 관한 질문에 등록금 완화라는 수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5년 전 MB의 대선 공약과 똑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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