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청탁을 받았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 “이런 부탁 드려도 될는지…. 남편이 15년째 구독자인데.” 일주일 만인 6월12일 전화를 걸었다. “사모님께 부탁드렸나?” 단호하게 부인했다. “아니다. 엊그제 술 마시고 집에 갔더니 아내가 고백하더라. ‘내가 기자한테 전화했다. 충성 독자인데, 당신도 한번 나올 때가 된 거 아니냐.’ 내색은 안 했지만, 무척 고마웠다.” 이번호 독자 인터뷰의 주인공은 전북 군산상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재황(54)씨다.
1. 사모님의 남편 사랑이 지극하다.
나이가 드니 실수가 잦고 예지력은 떨어지는데, 내조는 좋아진다.
2. 무슨 과목을 가르치나.
국어·현대문학이다. 젊은 시절 ‘문청’을 꿈꿨으나 교직에 들어오니 작품 쓸 틈이 없더라.
3. 이 학생들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나.
문학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하며, 교과서에 실린 작품과 함께 용산 참사나 쌍용차 사태에 관한 기사를 인용하기도 한다. 아이들 이해가 빨라진다.
4. 교직 생활은 만족스럽나.
안타까움이 많다. 실업계 학교라 졸업 뒤 바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 전엔 제자 하나가 풍력발전기 날개 만드는 회사에 갔다가 힘들어서 한 달 만에 돌아왔다.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5. 학교폭력 문제도 심각한데.
학생부장을 오래 했다. 아이들 죽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 무엇이 문제일까, 교사들 잘못은 없을까, 생각한다.
6. 학생부장? 왕년에 아이들 좀 잡으셨겠다.
무작정 때리진 않았다. 3일 무단결석을 해도 이유가 합당하면 방면했다.
(목소리가 돌연 활기를 띠며) 내가 열혈 ‘야빠’다. KIA와 SK를 함께 응원한다. SK는 쌍방울의 후신이라서 애정이 간다. 전북 출신 선수도 많고.
8. 최근 기억나는 기사는.
908호 표지이야기 ‘장하준 넌 누구냐’다. 그분이 재벌을 옹호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논쟁점을 친절히 소개해 좋았다.
9. 어떤 기사가 실리길 바라나.
생각거리를 던지고 공부하게 만드는 기사. 장하준 기사가 그랬다.
10. 더 하고 싶은 말은.
기회를 준다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기고를 하고 싶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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