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손바닥 문학상> 수상자 김소윤씨. 한겨레21 정용일
손바닥을 봅니다. 희미한 혈관이 엿보이는 창백한 손바닥에 얼룩덜룩한 펜 자국이 묻어납니다. 늘 쓰고 있지만,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봅니다. 혹여, 부조리한 현실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고 합니다. 암요, 설마 신이 우리에게 손바닥을 주실 때 그런 용도는 아니었겠지요. 우리가 원하는 손바닥은, 때론 찬사가 되어주는 박수의 손바닥이고 때론 누군가를 쓰다듬는 따스한 손바닥이며, 때론 맑은 약수를 받아 마른 목을 적셔주는 고마운 손바닥입니다. 아픈 곳을 어르거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땀을 닦아주거나 온갖 험한 일을 하는 손바닥일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아직도 세상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잠시만 두 손을 들어보세요. 책을 보아도 좋고, 희망버스의 기사를 클릭해도 좋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는 신문의 사회·정치면을 펼쳐봐도 좋습니다. 하늘을 가리려는 못된 손바닥들에게 진짜 손바닥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는 건 어떤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작다고요? 일일이 뺨을 후려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요? 큰 욕심을 부릴 수는 없지만, 작은 펜 자국을 남길 수는 있겠지요. 그 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을 새겨나갈 수는 있겠지요. 자, 세상을 향해 손바닥을 뻗어주세요. 말해주세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냥 지나쳐버린 모든 것을. 당신의 손바닥에 남게 될 그 펜 자국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세상의 외침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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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상 신수원 ‘오리 날다’, 가작 한혜경 ‘인디안밥’
제2회 큰 손바닥 대상 김소윤 ‘벌레’, 가작 기민호 ‘구민을 위하여’ 작은 손바닥 가작 윤희정 ‘방문’
대상: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한 창작문학
분량: 큰 손바닥 분야 200자 원고지 50~70장, 작은 손바닥 분야 200자 원고지 5~20장
응모요령: 전자우편 제목에 응모 분야를 명기해 한글이나 워드파일로 작성해 전자우편(palm@hani.co.kr)으로 접수
마감: 10월31일 밤 12시
문의: palm@hani.co.kr 전자우편으로만 받습니다.
상금 및 특전: 큰 손바닥 대상 300만원, 가작 100만원, 작은 손바닥 대상 100만원, 가작 50만원을 드립니다.
수상자는 일정 기간 필자로 기용됩니다.
‘손바닥 문학상’은 기성·신인 가리지 않지만, 새내기 작가를 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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