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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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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9호를 읽고

등록 2010-12-23 15:59 수정 2020-05-03 04:26
<한겨레21> 839호

<한겨레21> 839호

전우진 “서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표지이야기를 보면서 한 편의 역설 드라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 ‘군필’ 대통령이 ‘서해평화지대’를 외치는 반면 ‘군미필’ 대통령이 ‘서해 요새화’를 부르짖습니다. 전쟁이 나면 바로 징집될 20대가 대북 강경책을 가장 높게 지지하는 것에서 드라마는 절정을 맞이합니다. 예측하기 힘든 북한의 행동에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서해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을 찾는 데 이번 표지이야기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이자 동시에 수단인 평화 말입니다.

이연경 “냉정함 잃지 않아 돋보여”

전쟁 난 듯 연일 속보가 나오고, 추가 도발엔 전투기 띄운다는 기사가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요즘입니다. 금태섭 변호사의 칼럼 ‘모든 전쟁은 범죄다’에 언급된 것처럼 전쟁 불안감을 형성하는 데는 보수 언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북한 붕괴란 오래된 오판’처럼 다소 냉정하게 쓴 기사가 돋보인 이유입니다. 이 기사를 읽기 전까지 위키리크스에서 폭로된 문서를 근거로 한 북한 붕괴론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생각해보면 북한이 일시에 붕괴하는 것은 남북한 주민 모두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닐 텐데 말이죠.

정다운 “새해가 반가운 이유”

표지이야기를 보며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했을 때 곧바로 통일될 줄 믿었던 순진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남북관계를 국제 정세가 아닌, 남한이 경제력과 국력으로 밀어 붙이면 해결될 국내 문제로 치부하는 정부의 ‘일자무식 북풍몰이’를 잘 꼬집은 기사였습니다. 자기 아들 군대 안 간다고 전쟁을 부추기면 결국 총알받이 되는 것은 젊은이들 아닌가요? 꽃같은 청춘인 군인 두 명과 누군가의 아버지였을 두 분의 죽음을 잊지 맙시다. 2012년까지 바야흐로 1년 남았군요. 어서 새해가 오기를!

박지숙 “쉽게 풀어쓴 올해의 판결”

지난해에 이은 올해의 판결 특집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디딤ㆍ걸림돌 판결 둘 다 표현과 사상의 자유라는 기본권에 해당되는 것들이라 아이러니했습니다. 사법부의 갈지자 행보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이 특집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판결의 의미를 어렵지 않은 말로 풀어준 것이 기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걸림돌 판결을 좀더 자세히 다루었다면 독자들의 법의식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또한 용산 참사에 대한 유죄판결이 빠져 아쉬웠다는 점도.


댓글

살아남은 자의 공포

↳ 남한의 극우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습니다. 북한은 그리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닙니다. 북한은 소련의 위성국가도 아니고, 중국의 꼭두각시도 아닙니다. 중-소 분쟁을 겪으며 북한은 철저히 홀로서기를 진행해왔고,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이 쉽사리 붕괴하지 않는 것은 고도로 억압적인 체제에 힘입은 것임과 동시에, 내외적인 어려움을 의지만으로 극복한 북한의 역사에서 기인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eunji7777

MB 정부에 국방정책 기조는 있는가

↳ 답답합니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일본에서조차 자위대 파견 운운하는 걸 보면, 국민이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외치고 싶네요. cjook90

북풍에 포격당한 대통령 지지율

↳ 1, 2차 연평해전이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면 이번 사태는 악화된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뿐이다. 북한과 평화롭게 협력해서 상호이익이 발생하는 게 낫지, 무기를 사들여봐야 그 무기 파는 미국만 이익일 뿐이다. 미국은 어려운 사정으로 한반도 긴장이 자국 무기를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우리 말을 들어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ofangel

제2, 제3의 천신일도 나오나

↳ 살아 있는 권력에겐 순한 양이 돼버리는 검찰에게 더 이상의 기대는 무리 아닐까요. 다른 곳 수사하다가 천신일씨까지 연루되어 들통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기소까지 했지만,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살아 있는 권력과 맞짱 뜰 만한 용기 있는 검찰은 절대 아니잖아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정권 말쯤엔 검찰 스스로 북 치고 장구 칠테니까. ayh6246

판사들, 고개 숙인 언론자유를 일으켜세우다

↳ 정권의 ‘막가파’식 소송으로 언론자유가 숨죽일 때, 언론자유의 처진 어깨를 어루만져준 값진 판결이었습니다. 물론 2심에서 일부 허위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법부가 지켜준 언론자유가 아닌, 언론인 스스로 지켜낸 언론자유일 것입니다. painbird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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