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윤운식
한쪽 문은 왜 사용하지 않는 건가요. 이럴 거면 문은 왜 두 짝을 만들어놨을까요. (아이디 crrrrrrr)
A. 평소에 폐활량이 적다 하여 콧구멍 하나를 막지는 않습니다. 유동 차량 수가 적다 하여 도로 차선 하나를 차단하지도 않지요. 상상만 해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리 보면 의아합니다. 왜 문 두 짝을 만들어두고선 다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어리석은 일인가요.
일단 문이 두 짝인 이유부터 봅니다. 두 짝인 문을 한 짝으로 바꿔 생각하면 답이 구해집니다. 여닫는 데 훨씬 많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1m짜리 문 두 짝은 건물 앞 1m의 공간만 요구하지만, 한 짝으로 만들면 2m의 전방이 필요합니다. 시간도 더 걸리지요. 이용자도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합니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론상 두 배의 힘이 필요합니다.
문 스스로도 무게가 커져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열고 닫다 힘이 빠지면 수평을 잃은 문틈에 낄지도 모릅니다. 아주 큰 문엔 바퀴가 달린 걸 보셨을 겁니다.
그럼 문 한 짝을 왜 고정시키는가. 경제학의 한계효용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문은 최대치의 유동인구, 안전성, 편의 등을 고려해 설계합니다. 백화점처럼 최대치와 일상의 격차가 크지 않은 건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닙니다. 말인즉 문 한 짝만 사용하다 두 짝 모두 사용케 한다 해서 만족이 두 배가 되진 않는 건물이 많다는 얘깁니다. 일반 건물의 1층에 문 9개를 설치해 사용하다 문 10개를 설치해 사용할 때의 만족 차랄까요. 그러나 사용 문이 많아지면 청소비, 열 낭비 등 관리비는 당연히 더 커지겠지요. 한마디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걸려듭니다. 전체 유동인구를 합치면 상주인원보다 갑절 정도 되는 한겨레신문사 건물도 한쪽 문은 ‘고정 중’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사실 유동인구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 해당 건물 관리자에게 던지는 항의이며 애원인 듯 합니다. 불났는데 문 한 짝을 ‘고정 중’인 건물 봤습니까. 한계효용이고 뭐고 어깨가 늘 부닥쳐 사람들끼리 불나게 생겼는데 얼른 문 두 짝을 사용해야겠지요.
한계효용이 크지 않을 때 사람들은 선뜻 불편을 감수합니다. 화장실의 전구 두 쪽 가운데 한 쪽을 일부러 빼두기도 하고, 반점에서 마지막 남은 만두를 먹지 않고 애써 포장해 야근하는 동료의 입에 떠넣어주기도 합니다. 철없는 남편과 굳이 이혼하지 않고, 못난 애인과 헤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다른 이를 사귄들 다르겠나 하는 겁니다. 마음의 문짝, 두 개 다 연들 출혈만, 상처만 더 크지 하는 겁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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