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용씨
창간독자인 박준용(50)씨의 정기구독은 2040년 1월16일 끝난다. 이번호가 804호인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그는 2300호까지 보게 되는 셈이다. 그는 지난 3월 초 ‘30년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그의 무한도전이 무한집착인지, 무한애정인지 확인하려 성급히 전화 단추를 눌렀다. “자꾸 연장 신청하기 귀찮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와 모두 창간 때부터 보고 있다. 3월에 구독 연장하겠느냐고 전화가 왔기에 “나 죽을 때까지 보는 걸로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250만원을 제시하며 “이 금액이면 30년 본다”고 하더라. 그 얘기 듣고 ‘앞으로 30년만 살란 얘긴가’ 싶었다. ( 1년 정기구독료는 15만원, 2년치는 27만원, 3년치는 39만원이다. 따져보니 그는 최소 140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종이 뒤적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여기 있군. 창간호가 1994년 3월24일 나왔는데, 이사하며 옮길 때 한두 권 사라진 것 빼고는 다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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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책장에 보관하고 있다.
1988년 창간 때 국민주로 참여하고 싶었는데 대학은 졸업하고 취업은 하기 전이라 못했다. 창간 때 ‘제대로 된 시사주간지가 필요하다’는 홍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구독하게 됐다.
전체적으로는 만족한다. 다만 ‘한판 붙어보자’는 불굴의 투지와 책임감이 초창기보다 떨어지는 것 같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는 잘 싸웠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기자들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맞붙지는 말자’는 자기검열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삼성 문제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소진된 것 같다.
뒤부터 어떤 기사가 실렸는지 읽는다. ‘만리재에서’는 맨 나중에 본다. 한 장짜리 기사라도 편집장 글에서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이번호의 핵심 기사구나’ 싶어 해당 기사를 찾아 읽는다. 주로 경제와 사회 기사를 읽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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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서 10여 년 일하다가 더 다니면 잘릴 것 같아 그만뒀다. 잘리면 기분 나쁘니까. 17년째 광주에서 조그만 건물 관리업체와 물류 운송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아내 김옥남(46)과의 사이에 대학 다니는 딸 서정(21)이와 중1 원진(13)이를 두고 있다.
기존 언론이 감추려는 것들을 더 내놓으면 좋겠다. 행간을 읽을 필요 없이 말 돌리지 말고 기사를 써달라. 가령 MB와 오바마 대통령 등과의 비교 말고, MB의 리더십만 갖고도 단순하고 이성적인 분석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자들이 월급을 2배 정도 받으면 좋겠다. 어떤 게 참언론인지 국민이 알고 그런 언론이 발전해야지 않겠나. 기자 급여가 2배 오르면, 그만큼 일도 더 하라는 뜻이다.
‘밝게 맑게 자신 있게’다. 아이들이 그렇게 살면 좋겠다.
입사 때의 에너지와 열정을 다시 쏟아내면 좋겠다. 자기검열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기사를 쓰는 데 열정을 쏟으라.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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