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씨
이번주 독자 10문10답의 주인공 안은미(30)씨는 자신을 “올해 삼십대에 들어선, 제주도에 사는 보통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뒤이은 부연 설명. “독과점을 막기 위해 자일리톨 껌 대신 스피아민트를 고집하고, ‘사이코’ ‘아웃사이더’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시민이랍니다.” ‘보통 사람’치곤 너무 희한한 취향 아닌가? 궁금함에 전화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고, 연애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 (웃음)
진행 중인 것도 없다. (한숨) 소개팅도 안 들어오고, 선도 눈에 안 차는 데서만 들어온다. (언성이 약간 높아지며) 스포츠도 좋아하고, 술도 마실 줄 알고, 얘기도 잘하고, 살림도 잘하는데, 남자들이 왜 나를 진지하게 생각 안 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SSM(기업형 슈퍼마켓) 논란이 많은데, 재래시장이 불편하지만 정겹고 서민적이지 않나. 그런데 자일리톨 껌이 SSM 같다면, 스피아민트는 재래시장 같은 느낌이다.
좀 이상한 쪽이긴 하지만. 사소한 것에 고집이 좀 있다. (웃음)
중학교 때 오빠 따라 보기 시작했으니 꽤 됐다.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다 적어놨는데, 아, 종이가 안 보인다. 너무 속상해…. (혼잣말로) 아, 나 진짜… (가방 뒤지는 소리) 메모지를 못 찾겠다. 좀 지난 것 중에 말해도 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봉하마을에 다녀왔는데, 그때 비행기 안에서 특집 기사를 보며 많이 슬펐다. 온두라스 감옥에 갇힌 한지수씨 기사도 좋았다. 기사를 읽고 한참 뒤 텔레비전 뉴스에서 보고 ‘아~ 이래서 이 특별하구나’ 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 가운데 ‘주량의 정의’는 배꼽을 잡으며 읽었다. 워낙에 술을 좋아하는지라ㅎㅎ. 이것들 말고도 참 많은데 갑자기 물으니 잘 안 떠오른다.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다. 우리 세대는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정치·사회 문제를 재밌게 풀어주며 사회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는 그런 특별함 때문에, 주변에 추천이나 자랑도 해보지만 다들 관심 없어해 안타깝다.
자연환경, 사람들 인심이야 최고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지난해 잠실 야구장에 갔더랬는데 (많은 이가 뭔가에 열광하는 모습이) 충격이었다. 여기서는 그런 경험이 불가능하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어렵다는 게 안타깝다.
표지 종이가 너무 얇아 가방에 넣고 다니다 보면 너덜너덜해진다. 좀 두꺼운 것으로 바꾸면 안 되나? 그리고 내가 원숭이띠인데 올해 삼재란다. 그래서인지 최근 연달아 교통사고를 냈다. 삼재가 정말 있는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답 좀 해줬으면 좋겠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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