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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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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85호를 읽고

등록 2009-11-27 16:07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85호

<한겨레21> 785호

[집중 모니터링] 조삼모사

아침에 도토리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니까 난리치던 원숭이들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니까 좋아라 했다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원숭이들의 어리석음을 비웃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때의 원숭이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내뱉었으니 근로장학금, 학자금대출 등 어떻게든 돈을 구해주고 공부는 시켜주겠다마는 뒷일은 알아서 해라? 문득 돈 없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을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생각난다.

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서민을 위하고, 중산층을 위하고, 장애인을 위하고, 비정규직을 위하고, 이주노동자를 위하고, ○○을 위하고…. 하지만 그렇게도 끔찍이 위해주는 서민·중산층·비정규직·이주노동자·○○들은 끔찍하다. 차라리 신경 끄라고 하고 싶다.

답답하다. 답답하다 못해 절망적이다. 세상은 이처럼 낯설게 굴러가는데 힘있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은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가진 것도 탐을 낸다. 그렇게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점을 지적하면 자유민주주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을 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골프에 핸디캡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상황에서 국회예산처의 용기 있는 행동이 돋보인다. 국가기관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정부의 입맛에 맞는 발표만 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지금의 현실은 상대적으로 용기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이런 용감한 곳 또 어디 없을까?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이 꼭 찾아주길 당부한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를 통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 차례 소개만 하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그런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받게 될 불이익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K 18기 독자편집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10월31일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서울을 산책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는 계속되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진정성을 여전히 의심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 연합

이명박 대통령이 10월31일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서울을 산책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는 계속되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진정성을 여전히 의심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 연합

-특집 ‘친서민 정책에서 진짜 서민은 찬밥’ 댓글

친서민 정책, 녹색성장….
구호는 구호일 뿐 오해하지 말자. (7585you)
갇힌 노동, 닫힌 희망

→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값싼 소비재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슬퍼지네요. 세계화된 경제체제,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질서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정녕 인류가 지성을 가지고 있다면 자원을 어떻게 나누고 배분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기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rivershigh

→ 큰일 하셨습니다. 어디서 뵈면 밥이나 술이라도 사드리고 싶네요.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이런 기사들을 위해 언론이 있고, 기자님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enp801

→ 이런 노동환경을 누가 만들었을까요? 우리 자신이고 우리나라 위정자들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만든 노동현실, 우리가 풀어야 합니다.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엮은 사람이 풀어야죠. 그런데 누구 하나 나서서 풀 사람이 없나 보네요. 안타까운 현실. 그냥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라고 메아리 없는 외침만 되풀이할 뿐. 괜한 불법체류 외국인들 욕하지 말고 우리 앞가림이나 제대로 했으면. quizp01

→ 그래도 가신 곳이 월급 떼어먹는 데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잘 봤습니다. 타카 쏘는 거 무섭죠. 요즘 기계는 보통 안전장치가 돼 있어서 밀착시켜야 쏴지는데, 그것도 잘못 잡은 상태에서 쏘면 꽂히죠. 솔직히 단속 나오면 컴프레서 소리 때문이라도 걸릴 텐데…. 뭐 정부가 물관리 하는 게 사실이겠죠. nartex

가난한 대학생 놀리는 근로장학금

→ 저들 논리대로라면 일반 장학금도 근로소득이라고 세금을 뗄 겁니다. 학생은 직업이 ‘학업’이고, 학업을 함으로써 받는 돈이 ‘장학금’이니까. 아마 내년에는 일반 장학금도 근로소득세를 뗀다고 난리를 칠걸요. knight2000

→ 읽다 보니 한숨밖에 안 나오네요. 이렇게 하면 돈 없는 사람이 대학 가는 게 거의 불가능해지겠군요. 가난의 대물림. 남는 것은 이것뿐이네요. kxiu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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