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퍽퍽하니, 도 퍽퍽하다. 그래서 진지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인권을 말하는 VS 속 김C의 모습이 더 경쾌하게 다가온다.
안타깝지만 인권을 향한 경쾌함은 인권이 사라진 노동현장을 담은 표지이야기 앞에서 시한부일 뿐이다. 임인택 기자는 직접 노동현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기자가 경험한 바를 가감 없이 쓴 기사는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할 현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하고 있음에도 기사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기사가 빈곤한 노동현장을, 그곳에서 단순히 소비되는 노동자를 ‘그려내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이 ‘불쌍한 노동자’들의 하루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말고 그들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을 찾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 독자들도 기사를 통해 노동자를 향한 ‘연민’의 감정을 갖는 데에서 나아가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퍽퍽함은 충청권의 민심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행정도시’(세종시) 문제를 다룬 특집1에서 행정도시보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더 크게 보인다. 정운찬 후보자가 세종시 문제를 원안대로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으므로 문제의 중심에 그가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세종시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그의 결정대로 된다는 식의 보도는 위험하다. 결정과 집행은 정부의 몫이다. 세종시와 관련해 어떤 대책도 대안도 없어 보이는 정부를 향한 비판이 엉뚱한 곳을 향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언론 관련법으로 촉발된 투쟁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판단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초점 기사를 통해 사건의 진행 과정을 알게 됐지만 결과가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하루를 살아가는 서민에게 다양한 정책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주지시켜 올바른 판단을 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우리가 언론 관련법을 잊지 않도록 이 계속 우리를 자극해야 한다. 김승미 18기 독자편집위원
김C! 역시 자기 생각을 잘 풀어내시네요. 이건 공부와도 이념과도 관계없는 것도 알아요. 누구나 가지는 생각,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깨달음은 꼭 뒤에 따라오게 됩니다. 최근 앨범 의 가사는 자기 삶에 대한 감수성이 보입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 “끝이 어딨냐고 끝을 모른다고 시작 안 할 순 없죠”를 듣고 싶네요. (baetree) 나는 아침이 두려운 ‘9번 기계’였다
→말조차 잃은 단절의 작업장, 심히 공감이 됩니다. 안산시에 살고 있는데 반월공단에서 공장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납땜, 화학 냄새 맡아가며 아침 8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일했습니다. 그리고 공장에 딸린 방에 가서 자고 다음날 다시 반복되는 일….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표현이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raciny
→무엇보다도 견딜 수 없었던 건 근무 중의 음울한 침묵이었습니다. 작업 중 농담을 해도 모두들 굳은 얼굴로 대꾸조차 없고, 식사 시간에도 작업반장 외에는 한마디 말도 없이 밥을 먹습니다. 일이 힘든 건 둘째 치고 그 분위기가 너무 싫어서 며칠 만에 돈도 못 받고 그만뒀습니다. 제 또래의 젊은 파견 노동자들의 그늘진 얼굴이 떠오를 때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전 다시는 공장에서는 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kanchosister
→대기업 생산직에 근무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저 또한 단순 반복 작업의 고통과 괴로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3년 넘게 해왔으니까요. 지금까지 단순히 돈만 보고 버텨왔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 제 자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arkharem
→우와~, 옛날 신분제 사회의 ‘노예’나 마찬가지인 삶이잖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10대 경제대국’ 모두 완전 쇼였구먼. 언제쯤 인간다운 사회가 될 것인가? lsy630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했던 대학생입니다. 예전 기억이 나네요. 새벽에 야간하면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이 울면서 나갔던 기억도요. 88만원 세대인 제가 졸업 뒤 보장되지 않는 취업과 빚으로 남은 학자금을 걱정하는 현실에서, 시급 4천원은 여전히 남의 일 같지 않군요. 33nabi
→기사 읽고서 댓글 달기는 이번이 처음이네요. 공장일이 저렇게 힘들고 고된 일이었다니…, 아니 고된 수준이 아니라 고문에 가까운 일을 매일 하신다는 게 저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정말 없어져야 합니다. 안타까워서 말도 안 나옵니다. 항상 뭐든지 부족하다고 불평하던 저에게 큰 의미를 주는 기사였습니다. 앞으로는 삶에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cbc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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