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용 서울 강남구 도곡1동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6년이 다 돼가는 내 일상에서 애착이 가는 물건 하나가 있다. 바로 이모님께서 주신 낡은 세탁기이다. 낯선 곳에 정착하려면 꼭 필요한 물건 중 하나인 세탁기. 우연치 않게 서울에 방을 구하면서 세탁기를 사야 하나 했는데 마침 어머니께서 이모님이 주신 거라며 써보라고 하셨다. 어차피 혼자 사는데 세탁기가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받았다. 큰이모님이 쓰시다 작은이모님이 몇 년 더 쓰신 뒤 혼자 살게 된 조카가 생각나서 주신 세탁기였다.
88 서울올림픽 기념 마크가 점차 희미해지기는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동안에도 잔고장 한 번 안 난 게 신기하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얼마 전 이사를 했는데 끄떡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탁기,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애착이 더 간다. 가끔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세탁기를 돌리며 하시는 말씀. “오래돼도 고장이 안 나서 좋기는 한데, 소리가 점점 시끄러워져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냐.” 난 그 시끄러운 소리마저도 익숙하고 정겹다.
물건은 오래 쓸수록 더욱 애착이 가고, 더구나 고장이 안 난다면 그 애착은 더해지는 것 같다. 오래 쓰면 질려서 일부러 고장을 내서 새 제품을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결혼을 조만간 할 텐데, 그때가 되어서도 세탁기가 고장이 안 났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지금 심정으로는 예비신부에게 이 세탁기를 계속 써보자고 할 것 같은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래도 내가 쓸 수 있는 그날까지 고장이 안 났으면 좋겠고, 누군가에게도 기분 좋게 줄 수 있는 그런 세탁기로 영원히 남기를 바란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석열, ‘사형’ 훈장으로 여길 것”…서울대 로스쿨 교수 경고

골든글로브 거머쥔 ‘케데헌’…이재 “거절은 새 방향 열어주는 기회”

국세청, 체납자 1조4천억 ‘면제’…못 걷은 세금 줄이려 꼼수

“임무 완수, 멋지지 않나”…김용현 변호인, 윤석열 구형 연기 자화자찬

미국 연방검찰, 연준 의장 강제수사…파월 “전례 없는 위협”
![[단독] ‘검찰도 내사 착수’ 알게 된 김병기, 보좌관 폰까지 “싹 다 교체 지시” [단독] ‘검찰도 내사 착수’ 알게 된 김병기, 보좌관 폰까지 “싹 다 교체 지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11/53_17681320293875_20260111502187.jpg)
[단독] ‘검찰도 내사 착수’ 알게 된 김병기, 보좌관 폰까지 “싹 다 교체 지시”

차익 40억 이혜훈 ‘장남 위장미혼’ 부정청약 의혹으로 고발당해

‘침대 변론’ 김용현 변호인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 칭찬해줘”

관세로 장사 망치고, 공무원들은 내쫓겨…‘일상’ 빼앗긴 1년
![바이야이야~ [그림판] 바이야이야~ [그림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6/0111/20260111502099.jpg)
바이야이야~ [그림판]

![[단독] 서울시가 세운3-2·3구역 용적률 올리자, 한호건설 예상수익 1600억→5200억원 [단독] 서울시가 세운3-2·3구역 용적률 올리자, 한호건설 예상수익 1600억→5200억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109/53_17679679801823_20260108503886.jpg)
![마침내 극우에 표 던진, 공장노동자 내 어머니 [21이 추천하는 새 책] 마침내 극우에 표 던진, 공장노동자 내 어머니 [21이 추천하는 새 책]](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6/0102/2026010250210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