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전 고지식해요.” 김한림(21)씨는 자신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11월23일 밤, 한겨레신문사 로비에서 비를 털던 모습도 그랬다. 법학을 전공하는 이유도 그 고지식함에서 찾았다. “전 늘 밑줄 쳐가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거든요. 제 공부 스타일에 법학이 맞을 듯해 선택했죠.”
그런 그가 중간고사 기간, 독서실에 앉아 을 펴놓고 울었단다. 앞에는 683호 특집 ‘안기부가 나를 재판했다’란 기사가 펼쳐져 있었다. “공부하다가 피곤할 때 기사 하나씩 읽으며 쉬었는데 그 기사를 읽으니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공권력에 짓밟힌 개인의 인생을 생각하니 제가 다 억울하더군요.” 그 특집에서 송호창 민변 사무차장의 기고를 읽고 “이런 변호사도 있구나”란 생각에 감동했다. “최근에 삼성 관련 폭로를 보면서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아무래도 전공이다 보니까요.”
그가 을 처음 만난 날도 그랬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시간 죽이기용’으로 한쪽에 비치돼 있는 을 펼쳐들었다. “기사를 읽어 내려가는데 내가 생각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길로 정기구독을 시작해 이제 6개월이 지났다. 어느새 그의 마음속에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지금 3학년 2학기이다 보니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죠. 뭘 하든 의 ‘오마이논술’은 꼭 필요할 테니 열심히 읽고 있어요.”
그는 공부하듯 밑줄 쳐가며 을 읽는다. 인문·철학 서적을 좋아하는 그이기에 편식을 하지 않고자 에서는 경제·과학 기사를 열심히 본다. “‘정재승의 사랑학 실험실’의 새로움에 감탄하고 ‘이 죽일 놈의 PC’에서 악플에 대해 썼을 땐 인터넷 문화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됐죠.” 마지막 한마디를 해달라고 했더니 한참을 생각하다가 성실히 답한다. “앞으로도 내 생활의 조력자로 사회생활도 함께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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