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주의 정기독자] 액세서리, 보물 되다

등록 2007-10-19 00:00 수정 2020-05-03 04:25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처음에 은 제게 액세서리였죠. 고1 때 언어영역을 대비하려고 보기 시작했는데 읽고 있으면 상대방이 절 다르게 보더라고요.” 그러다가 이미정(22)씨는 번팔(다른 학년의 같은 반, 같은 번호의 아이와 편지를 주고받는 따뜻한 원주여고의 관습)로 ‘을 진짜 좋아한다’는 후배를 만났다. 얘기를 나누면서 박식한 후배에게 반했고 부끄러운 선배가 되지 않으려 을 더 열심히 읽게 됐다고. 대학에 가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그는 한동안 을 교내 서점에서 사 봤다. “한데 서점엔 들어오자마자 매진되는 사례가 잦았고, 금단현상에 시달려 제 용돈으로 정기구독을 신청했죠.”

그가 사랑하는 코너는 ‘시사넌센스’와 ‘김소희의 오마이섹스’. 오마이섹스 시즌2가 ‘덜 세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후배와 나름 분석도 해봤다. “에서 캐리가 끝까지 미혼으로 남아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그리듯 이 칼럼 역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기자가 다양한 잠자리 상대를 통해 폭넓은 경험을 해야 할 텐데 유부녀가 다른 잠자리 상대를 언급할 경우 받아야 할 비난이 너무 크죠. 뭐, 그냥 저희 생각입니다.” 679호 ‘책 속의 책’에서 칭찬이 뇌를 춤추게 한다기에 자화자찬도 좀 해주고 있다고.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최근 로스쿨 법안 통과 뒤 진로에 혼란을 느끼고 있단다. “지방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그 프라이드보다는 콤플렉스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은데 고민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야스쿠니 합사 피해자를 돕기 위한 바자회에서 만난 고경일 교수에게 한마디. “이것저것 사다보니 딱 1만원이 남더군요. 그래서 고경일 교수님께 캐리커처를 신청했는데 2만원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런데도 웃으며 그림을 주신 교수님, 고맙습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