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첨 을 손에 들고 본 건 누님께서 직장에서 보던 책을 들고 왔을 때였습니다.” 독자 구의모(36)씨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전에 구독했던 시사주간지 4종도 이젠 줄어들어 만 남았다. “뒤에서부터 보는 버릇 때문인지 ‘노땡큐!’ 코너를 좋아합니다. ‘만리재에서’도 좋아하고요.” 예전에 연재된 홍세화씨의 글은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글을 더 찾아보게 됐고, 강연이 실린 도 읽었다. “‘무지는 뻔뻔함의 토양이다’라는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인터넷과 방송의 뉴스가 사실 확인에 무게를 둔다면 주간지는 뉘앙스를 말해주는 매체이다. “논평이나 평론을 제 생각과 비교해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독자엽서 퀴즈의 캐릭터들이 가끔 사진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건 아닌지 노파심이 든다. “620호 한미 FTA 특별기획호에 동감이 갔죠. 물론 이견도 있습니다. FTA가 워낙 방대한 범위의 이야기라 100% 동감할 순 없죠. 과거 내수시장에서 국가의 보호 아래 강자 노릇했던 단체나 직업군, 노동자들이 과점이나 독과점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건방지게 굴다가 이제 와서 약자라고, 약자의 편이라고 ‘민족’ ‘다양성’을 운운하는 걸 보면 진정성이 의심스럽습니다.”
그는 현재 종이를 취급하는 (주)삼일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선 백색도를 낮추고 얇게 만든 복사용지를 쓰는데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두껍고 흰 종이를 선호합니다. 이제 종이가 정보 전달이나 저장보단 정보의 생성을 돕는 데 사용되니 환경과 건강을 고려해 인식을 바꿀 때입니다.” 업계 실무자의 적절한 지적이다.
그가 ‘노총각의 변’을 붙여도 되냐고 묻는다. “얼마 전 친구 아기 돌에 초대를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물 만난 고기처럼 다들 언제 결혼하냐고 잔소리를 시작하더군요. ‘눈이 높아서 결혼을 못하는 거야’라는 말에 마음이 상해 나도 모르게 친구들 앞에서 눈높이 순위를 발표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니가 젤 눈 낮은 거네, 그담 너, 너 식으로요. 친구 부부들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전 무릎을 꿇었죠. 친구들아, 미안하고 고맙다. 사랑하는 여자친구 홍지야, 오라버니의 높은 눈을 제압할 사람은 세상에 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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