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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배고픈 공정무역’이 올해 최고

등록 2007-12-21 00:00 수정 2020-05-03 04:25

14·15기 독편위가 선정한 ‘2007 표지 베스트5’, 창의 기습·삼성 폭로·적도 기획도 꼽아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2007년은 ‘IMF 10년’으로 출발했다. 신년호인 641호 표지는 “누구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다”라고 외쳤다. 이후 690호까지 50호를 달려왔다. 송년호를 준비하면서 독자편집위원회 14·15기 위원 13명이 이 50권의 을 다시 들여다봤다. 그리고 각자 다섯 개씩 ‘베스트’를 뽑아올렸다. 7표·6표·5표를 받으며 ‘베스트5’에 든 표지와 3표를 얻은 ‘아슬아슬 그 밖에’ 4권을 소개한다. 개봉박두, 독편위원들이 뽑은 2007 올해의 표지!

올해의 표지 베스트 다섯 개

제674호 ★★★★★★★

공정무역은 아직도 배고프다

“사진 하나만으로 표지이야기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표지사진이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풀숲에 있는 할머니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 단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러기에 다시 세심하게 봤을 때 반전을 통해 훨씬 더 강력하게 다가왔다.”(15기 윤형각)

“이 책을 탁 받아 표지를 봤을 때 사람 얼굴인 줄 몰랐다. 그림인지, 사람 얼굴인지, 나무인지…. 얼마 후 사람 얼굴이라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보다 더 고단하고 가난한 얼굴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15기 전수경)

“할머니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기사 내용이 과연 무엇인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사진이다.”(15기 윤준식)

“표지사진을 처음 봤을 땐 수풀 속에서 걸어나오는 노파의 모습인 줄 알았다. 기사를 읽다가 옥수숫대를 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기자가 쓴 대로 콧등이 시큰해졌다.”(14기 황자인)

“표지사진부터 시작해서, 사진이 특히 살아 있는 기사였다. 공정무역으로 제품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생산’하는 곳에 직접 찾아갔기에 살아 있는 기사가 됐다. 공정무역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민주적 노동자’와 ‘주체적 생산자’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14기 유선의)

제685호 ★★★★★★

창 한 방에 날아간 꿈, 반한나라당 전선이여


“이회창의 대선 출마 후 쏟아지는 ‘창’ 관련 기사 중에 단연 돋보였다. 네 가지 관련 기사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있다.”(15기 김민)

“색깔과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미지가 강렬해져서 잊히지 않는다. 표지를 통한 의미 전달과 위트 면에서는 단연 최고!”(15기 김지환)

“한마디로 잘 어울린다는 말이 맞겠다. 표지 그림과 기사,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15기 윤준식)

제683호 ★★★★★★

“내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 이상 있었다”


“의 언론으로서 가치가 돋보이는 기사다. ‘삼성 제국’으로까지 불리는 그 자본의 힘이 두려워 언론이 대부분 기사를 큰 비중으로 다루지 못했던 데 반해 은 표지이야기로 집중 보도했다. ‘내가 구속되면 끝이 나겠지’란 김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 제목은 아직까지도 여운을 남긴다.”(15기 이미지)

“사회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었던 고백이지만 다른 언론에서 기대만큼 다루지 않았던지라 내심 못마땅해 있었다. 그렇기에 의 기사가 더욱 의미 있었다. 영향력 있는 언론 중에 그나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14·15기 유진아)

“우편함에서 꺼내들어 봉투를 뜯고 표지를 접한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기분?”(14기 김수지)

제652호 ★★★★★★

지구 온난화 대형 기획 “적도야 울지 마. 자꾸 잠기잖아”


“이 표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잠기는구나, 이런 느낌이 화악 안기면서 왜? 어디가? 잠기고 있는 거지? 어서 빨리 본문을 읽어보고 싶었다.”(15기 전수경)

“의 13돌 특대호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표지 기사였다. 우선 감각적인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투발루라는 작은 나라가 다른 나라들로 인해 조국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가슴 아팠다. 환경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환기시켜줬다.”(14·15기 김승현)

“지구 온난화의 재앙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표지사진도 표지이야기와 잘 어울렸다.”(14기 김휘관)

제658호★★★★★

“내게 한국인이냐고 묻지 말라”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호! 당신은 한국인인가? 첫 물음부터 따끔하게 다가왔고, 내가 민족주의자가 아니라고 자부했지만 그 자부심 이면에 있는 이기성을 되돌아보게 했다. 표지사진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호다.”(14·15기 유진아)

“외국인 노동자 문제까지 포함해 한국인의 순혈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어준, 기다려온 기사였다.”(14기 김수지)

“버지니아 총기사건을 회고하며 집단책임론, 폐쇄적 민족주의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파고든 기사였다. 표지의 다민족 가정의 사진이 참 좋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도 따뜻했다. ‘한국인’과 ‘한국인 아님’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를 느꼈다.”(15기 이미지)

아슬아슬 그 밖에

제660호★★★

못 참겠다 ‘당신들의 태권도’

제662호★★★

대리모만 구해오세요… 누가 물으면 친척이라 하세요

제663호★★★

“벅찬 승리였고 시린 상처였다”

제644호★★★

노무현의 ‘백성’은 움직일 것인가

선정에 참여했던 위원들은 ‘마지막까지 고민됐던 표지들이 여럿’이라며 다른 표지들에 미안해했다. 그러니 다른 표지들이여, 아쉬워 마시라. 토닥토닥. 독자들도 ‘나만의 베스트’를 추려보려면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지난호 보기’를 클릭하면 된다. 쫙 펼쳐진 표지들을 보며 내 한해살이까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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