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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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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비, 나도 냈었네!

등록 2007-08-04 00:00 수정 2020-05-03 04:25

넘쳐나는 거짓말에 놀라고, 동남아 쇼핑과 북극 트래킹에 놀라다

▣ 진행 박수진 기자jin21@hani.co.kr

▣정리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정재원 인턴기자

7월24일 저녁 7시30분. 이번 독편위 회의에는 박수진 기자와 정재원 인턴기자가 참여해 14기 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늘 거침없는 비판으로 날카로운 독편위원들도 처음 만난 기자와 인사를 나누는 순간만큼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잠시 뒤, 665~668호를 꺼내들고 모니터링이 시작되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순간 ‘아, 난 무서운 곳에 온 것이로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정재원 인턴기자는 나중에 고백했다.

급식은 여전히 ‘엄마’들의 몫인가

김승현 : 665 표지이야기 ‘외교안보 라인이 과장 보고 했다’는 환경 문제라 크게 와닿았다. 이런 기사를 보면 갑갑하다. 이 정도의 외교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한다는 것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선영 : 좋은 지적이었는데 좀더 자극적으로 써서 해결책을 유도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 기본적으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다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수지 : 에 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반갑다. 사람과 사회 ‘고치려 하지 말고 돌봐주세요’가 좋더라.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선미 : 이런 제도가 우리나라에 있는 줄 몰랐다. 신선했고 앞으로 이런 문화가 확대되면 좋겠다.

유진아 : 이번호에서 가장 반가웠던 건 ‘김소희의 오마이섹스’였다.

김선영 : 그런데 옛날보다 톤이 많이 낮아졌다. 출산 뒤 부드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보수적으로 된 것 같다.

정선미 : 이청준의 문학에 대해 짚어본 기사는 시의적절했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는 듯해 불친절하게 느껴졌다.

김승현: 특집으로 급식사고 1년을 다뤘는데 잊고 있던 문제를 끄집어내 다시 보완 기사 형태로 내주어서 좋았다. 바뀐 게 없구나 싶었다

유진아 : 개인적으로 좀 불만이었다. 이 기사를 읽고 나면 엄마들이 나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 같다.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 거다.

김선영: 학부모가 참여하기 어려운데 그걸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경제 ‘정유사들은 언제부터 눈맞았는가’는 정유업계의 담합을 잘 지적한 기사였다.

유진아: ‘노땡큐’를 보면서 좀 헷갈렸다. 필자가 정치적인 민주화를 자본화와 별개로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는 민주화가 정치적 민주화 외에 경제적 사회주의라는 의미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수지: 김규항씨는 다음번 기고에서도 자본화를 민주화로 오인한다는 일관된 논리를 보이고 있다.

정선미: ‘시대상상’이 갈수록 취지를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전에 김종엽 교수가 어떤 내용의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거니와 다음호에도 그들의 주장이 거칠게 나와 있었다. 드러나는 실체가 아니라 이념에 대한 옹호를 하고 있어서 마음에 안 든다.

김휘관: 처음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이제는 모르겠다. 일주일에 한 번 읽으니 매주 연결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황당했다 vs 반가웠다, 엇갈린 쇼핑

김휘관: 666호 표지이야기인 ‘국경 없는 쇼핑’은 나와 거리가 너무 멀었다. 에서 이런 주제를 다룬 게 이해가 안 된다. 소수의 이야기를 일반화하지 않았나 싶다.

유진아: 해외 쇼핑은커녕 해외에 나가기도 어려운데 이게 뭐야 하고 지나갔다.

황자인: 내 경우에는 정기구독을 신청한 이래 이보다 반가운 표지가 없었다. 국경 없는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다른 나라에서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사 중에 볶음밥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열심히 가는 사람 이야기가 있었는데 쌀국수 때문에 베트남 가는 사람도 있더라. 방콕 쇼핑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고 전체적으로 아시아 쇼핑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겐 매우 유익한 기사였다.

김수지: 패션지는 몰아세우기로 다루고 있는데 이건 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다.

김선영: 그게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시기상조 같다.

유진아: 사람과 사회에서 데이트 폭력에 대해 이야기해 좋았다.

김선영: 정말 때리는 것만 폭력이 아니다.

김휘관: 666호라고 ‘666’과 연결한 것이 기발하고 재밌었다.

정선미: 기자가 뛰어든 세상은 ‘탁발수행이 이런 거구나’ 짚어줘서 좋았다. 사진이 특히 좋더라.

유진아: ‘뜨겁게 숨쉬고 고맙게 먹으며 가볍게 걷는 길’이란 기사 제목이 와 닿았다.

김승현: 자주 뛰어들어주면 좋겠다. 사람 냄새 땀 냄새가 나서 좋더라.

유진아: 하남의 상황을 다룬 667호 표지 첫 기사와 두 번째 기사를 읽고, 미안하지만 “주민이나 시장이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성 의견을 내보였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하며 이야기의 통로를 막는 반대파(?) 주민이나, 모든 것이 결정된 뒤 일방적인 통보와 비슷한 공청회 등을 거치며 절차적 민주주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시장이나 오십보 백보가 아닐까?

김승현: 하남시와 시민 간의 신뢰가 사라진 듯했고, 서로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상태까지 온 듯하다.

정선미: ‘님비’와 ‘직접민주주의’ 문제가 같이 나와 있다. 주민소환이 좋은 방법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역주민의 갈등을 통해 지역이기주의를 얘기하니 이해가 잘 안 되더라.

유진아: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던 터라 ‘보도 그 뒤’는 반가운 기사였다. ‘과거 충성 독자들도 우리한테 올 것이다’라는 말에 좌절하고 말았다. 독자들의 선택은 기사들에 대한 정성이 아니라, 언론이 취해야 할 올바른 길을 선택한 기자들에 대한 비판적 지지의 선택이 아닌가?

김휘관: 특집 기사는 휴가 특집이었던 것 같은데 여러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보였다. 집안에서 멀리 알래스카까지 나간 것을 보니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유진아: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소재가 많았다.

유선의: ‘손가락 타고 매일 떠나는 클릭여행’ 기사도 재밌었고, 멀리 여행을 떠나기엔 현실의 굴레가 너무 견고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주제였다.

김승현: 노땡큐에서도 ‘떠남’을 다뤄 다시 앞의 특집 기사가 생각났다

횡포 수준인 병원을 계속 감시하길

김휘관: 668호 표지이야기 ‘이명박의 거짓말’은 지금까지 그에 대한 의혹이 많이 제기됐으나 제기한 쪽이 그 증거를 시원하게 밝히지 못했고, 또한 이명박 쪽의 물타기와 무대응 등으로 희석되는 듯한 의혹들을 관계자의 증언, 미국의 기록들을 동원해 정확히 짚어주어 정리가 잘되었다.

김선영: 특집으로 다룬 ‘병원의 기묘한 신발명품, 선택진료비’ 기사에 정말 공감했다. 나도 오늘 병원에 가서 MRI 찍는 데 65만원을 냈다.

정선미: 얼마 전에 병원 갔는데 몰랐었다. 기사를 보고 확인해보니 선택진료비가 있더라. 병원에 계속 다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문제다.

김수지: 이번호에서 가장 반가웠던 기사다. ‘횡포’라는 딱지 외에는 마땅히 붙일 게 없는 병원의 교묘한 술수에 화가 난다. 의료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 복지 시스템이 어떠한 점에서 후진적인지 조목조목 알게 되어 좋다.

유진아: 강준만의 세상 읽기에서 ‘영어 광풍’을 다루면서 ‘영어’의 권력에 대해 정리를 잘해주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

김선영: 문화 기사를 읽으며 와 같은 영화가 나오는 것에 대해 가슴 벅참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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