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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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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물려주고픈 <한겨레21>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 참여 독자 인터뷰
등록 2012-02-01 10:51 수정 2020-05-03 04:26

쩌르르. 밀려오는 감동에 설날 퀴즈 정답을 누설하고픈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부산에서 의약품 도매업을 하는 조훈철(42)씨. 을 1994년 창간호부터 꼬박 모아온 ‘울트라 진성 독자’다. 이사할 때마다 ‘거추장스러우니 처분하라’는 아내의 타박을 10년 넘게 견뎌왔다. 죽을 때까지 모아 유품으로 물려줄 작정이라고 했다. 두 아들의 나이는 9살, 7살이다.

1.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이 초미의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민심 변화를 부쩍 체감한다. 요즘은 술자리에 나가면 보수적인 선배들조차 ‘한나라당 이번엔 안 찍는다’고 한다.

2. 잃어버린 야성을 되찾고 있는 건가.
그런 것도 있고, 이명박 정부가 워낙 못하니까 등을 돌리는 거다. 서민들이 너무 힘들어지지 않았나. 내가 사는 남구는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한나라당이 계속 강세를 보인 지역인데, 이곳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3. 레즈비언 상담소를 후원하던데.
특별한 신념이나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그 단체에 후원하는 사람이 가장 적을 것 같아서. 성소수자 문제엔 웬만해선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지 않나.

4. 은 언제부터 구독했나.
창간호부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 때문에 봤다. 극렬한 운동권은 아니었고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풍물을 쳤다.

5. 1994년부터 계속 봐왔다고?
그렇다. 1호부터 최근호까지 집에 다 있다.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린 경우에는 지국에 전화해서 다시 보내달라고 한다. 가끔은 거짓말도 한다. 배달이 안 됐다고. 아, 이런 거 얘기하면 안 되는데.

6. 왜 그리 악착같이 모으나.
집사람은 이사 다닐 때마다 버리라고 한다. 근데 아깝다. 젊은 날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도 하고. 나중에 아들한테 물려주려고 한다. 뭐, 받기 싫다면 어쩔 수 없고.

7. 다른 잡지로 갈아타고픈 유혹은 안 느끼나.
주변 부탁으로 다른 진보 성향 주간지들을 함께 구독한 적 있지만, 짜임새나 집중도 면에서 많이 떨어지더라.

8. 의 무엇에 그리 끌리는가.
정치 기사를 즐겨 보는데, 기획기사의 심도와 분석력이 뛰어나다. 얼마 전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의 딜레마를 다룬 기획기사가 좋은 예다. 총선·대선이 있는 해인 만큼, 당분간 정치 기사를 집중적으로 볼 듯하다.

9. 에 더 바라는 점은 없나.
색깔을 더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기계적 균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99%의 의사를 확실히 대변한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달라.

10. 왠지 정당 활동도 하고 있을 것 같다.
창당 때부터 민주노동당원이었다. 아, 통합이 됐으니 이젠 진보통합당원이다. 진보신당과도 함께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많이 도와달라.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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