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불과 2시간30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인 트루스 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 일어나는 상황 같다”는 글을 올리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정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소문이 있었는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하면서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무난하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한국의 극우와 미국 극우 마가(MAGA) 세력 사이에 긴밀한 연계가 작동하고 있고, 마가 세력이 트럼프에게 미치는 영향이 한-미 관계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변수가 되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미 동맹의 미래가 걸린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2025년 8월24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미국으로 향한 것도 미국 마가 세력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방미를 열흘 앞둔 2025년 8월15일 미국 극우 마가 세력의 대표적 인물인 고든 창이 의회 전문지인 ‘더 힐’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의 6월 대선이 광범위한 부정행위로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맹렬한 반미주의자로 한-미의 조약 관계가 위태롭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훈식 비서실장까지 미국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막판에 급히 미국으로 간 이유는 마가 세력 쪽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반미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음모론성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쳐, 정상회담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응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백악관 내 실세이자 마가 세력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수지 와일즈 비서실장을 만나려면 카운터파트 격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야 한다는 판단으로 강훈식 실장이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통상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외 순방 시 동행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현안을 챙기는 데, 강 비서실장이 급히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로 강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는 글을 올린 2025년 8월25일 오전에 백악관 들어갔다가 나와 다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 정상회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강 비서실장이 수지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 사태 수습을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2025년 8월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라 루머, 고든 창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 세력을 연결하는 일종의 비선 라인이다. 이들은 미국에 있는 재미동포 부정선거론자, 한국 내 극우세력과 연결되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반미 공산주의자, 중국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당선된 인물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고든 창은 2025년 8월2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극우세력이 결탁해 이재명 정부에 대해 가짜뉴스를 계속 유포하는 상황은 이제 매우 심각한 안보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국익과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종의 심리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 정보 당국도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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