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서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2025년 10월 경주 아펙(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집중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마무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뒤 브리핑을 열어 “당초 예상보다 긴 정상회담을 가졌고, 양 정상이 서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40분부터 2시간20분가량 회담과 오찬을 가진 두 정상은 오찬에서 미국 조선업과 한국의 정치 상황, 한반도 문제 등을 두고 대화를 이어갔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묻고 교역 및 관세 협상에 대한 간단히 점검했다. 이어 두 정상은 미국 조선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대신 두 정상의 대화는 공개 회담에서도, 비공개 오찬에서도 주로 남북 문제와 북미 대화에 집중됐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거나, 자신이 잠시 대통령직을 하지 않던 사이 북한의 핵 위협이 훨씬 더 커졌음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10월 열리는 경주 아펙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가능하다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보자”고 권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펙 회의 참석을 100% 약속하진 않았지만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긍정적 신호를 보낸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이 대통령을 추켜세우며 “당신은 전사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등의 말로 친밀감을 강조했다는 게 강 대변인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대통령에게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이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정치 테러 위협을 받았던 두 정상의 경험을 풀어내며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 이 대통령 뿐 아니라 우리 대통령실·정부 인사들을 후하게 대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진들의 이름표에 직접 사인을 해주거나, 식사 뒤 접객실로 참모들을 초대해 골프공, 모자, 골프 핀, 와이셔츠, 커프스핀 등 마음에 드는 소장품들을 고르도록 하고 여기에도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 간 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 민감한 추가 현안을 받아들지 않은 것만 해도 ‘선방’이라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쪽의 청구서를 잔뜩 받아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데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혹은 혁명 같다. 우리는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없고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혹평까지 한 까닭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이 무역합의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난달 합의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회담 뒤 진행한 포고문 서명식에서 ‘한국과 무역합의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가 거래를 완료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한국)은 몇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우리 입장을 고수했다”고 답했다.
앞서 2025년 7월30일 한국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구성하고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등의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양국이 합의했다.
합의 이후 대미투자 방식과 농산물 시장 개방 등과 관련해 한미간 이견이 불거진 거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과거에) 합의했던 대로 거래를 마칠 것이다”며 “이것(한국과의 무역합의)은 유럽연합(EU)과 함께 역대 최대규모의 합의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구속 만기 돼도 집에 안 갈 테니”…윤석열, 최후진술서 1시간 읍소

디올백·금거북이·목걸이...검찰 수사 뒤집고 김건희 ‘매관매직’ 모두 기소

“비행기서 빈대에 물렸다” 따지니 승무원 “쉿”…델타·KLM에 20만불 소송

이 대통령 “정부 사기당해” 질타에…국토부, 열차 납품지연 업체 수사의뢰

특검,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 김기현 부부 동시 기소

박주민, 김병기 논란에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할 것”

청와대 복귀 이 대통령…두 달간 한남동 출퇴근 ‘교통·경호’ 과제

회사 팔리자 6억4천만원씩 보너스…“직원들께 보답해야지요”

나경원 “통일교 특검 빨리 했으면…문제 있다면 100번도 털지 않았을까”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5/53_17666328279211_20251225500964.jpg)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