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7월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 산업 현장 안전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소년공 시절 산업재해를 겪었던 개인사와 경기지사 시절 현장에서 산재 문제를 직접 관리·감독했던 행정 경험이 합쳐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 현장의 후진적 안전 관리 문제를 직접 챙김으로써 자신의 노동 중시 철학을 보여주고, 국민에게 행정적 효능감을 안겨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025년 7월25일 산재 사고가 일어난 경기 시흥 에스피씨(SPC) 삼립 시화공장을 찾은 데 이어, 7월29일 생방송으로 중계된 국무회의를 사실상 ‘산재 근절을 위한 유관부처 토론회’로 진행했다. 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법무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해 68분 동안 진행된 산재 관련 토론은 이 대통령이 산재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업체에 대해선 “이 사실을 공시해서 투자자들이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할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산재 문제를 각별히 챙기는 것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출신 배경을 언급했다. “대통령 자신도, 아버지도, 형도 노동자 출신이다. 열악한 산업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산재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12살 때부터 경기 성남의 공장에서 일했다. 저임금에 열악한 작업 환경, 구타, 가혹 행위 등을 겪었고, 15살에는 프레스 기계에 팔이 끼이면서 왼팔이 비틀어지는 장애를 입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산재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정책으로 풀어냈다. 경기지사 때인 2020년 6월 국회에서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한 경기도 정책 토론회’를 열었고, 근로감독관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노동경찰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021년 3월에는 노동정책 싱크탱크인 ‘노동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위원회에는 산재 예방 체계 혁신을 위한 과제 발굴 등을 담당하는 ‘안전분과’가 포함돼 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인 임기 안에 산재를 줄여야 한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너무 확고하다. 비공개 참모 회의에서 ‘돈 버는 것은 좋은데 사람의 목숨까지 희생해 가면서 돈 버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행정 관여를 통해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산업 안전 분야를 꼽고 직접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실무·성과 중심의 국정 운영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에게 산재 문제는 행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개선이 가능하고, 대통령 자신의 노동 중시 철학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즉각적인 해결이 어려운 관세 협상, 부동산 문제 등은 앞으로 나서지 않는 대신 산재, 사회적 대형 참사 해결, 공직 기강 확립 등에 집중하고 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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