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2025년 7월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전 대통령 윤석열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공범 관계인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조은석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체포영장의 위법성 판단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상부 지시로 영장 집행을 막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7월9일 한겨레 취재 결과, 김 전 차장은 7월3일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아 집행한 체포영장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호구역에 수사기관 진입을 막으라’는 상부 지시가 떨어져서 임무를 수행한 것뿐이라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적 판단 자체는 본인 소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차장은 “내란 사건 수사권이 있는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해도 막았을 것이냐”라는 특검팀 질문에 “지시가 있었다면 그랬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은 이런 지시를 내린 인물로 직속 상관인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지목했다고 한다. 박 전 처장이 지난 1월10일 사직서를 낸 뒤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아 이뤄진 경호처 차원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시도 역시 박 전 처장이 내린 기존 방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 처장은 사직 닷새 전인 지난 1월5일 경호처장 신분으로 낸 입장문에서 “편법, 위법 논란 위에서 진행되는 체포영장 집행에 응한다는 건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판단”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냈다.
그런데 박 전 처장은 특검팀 조사에서 이런 지시를 윤석열로부터 받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석열 구속영장에서 윤석열이 체포영장 발부를 예상하고 박 전 처장과의 식사자리에서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체포영장은 불법이므로 이에 응할 수 없다’, ‘서울서부지법 영장 발부는 관할권 위반이라 불법이다’고 말했다고 적시했다. 윤석열은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태도지만, 정작 경호처 1·2인자인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은 나란히 영장 집행 저지의 최종 지시자로 윤석열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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