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중반을 향해 치닫지만 분위기는 썩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천 명이 모인 체육관에서 후보들이 사자후를 토하며 세몰이를 하는 전통적인 합동연설회 방식이 아닌, 소규모 연설회를 온라인 중계하는 ‘온택트’(언택트+온라인) 방식으로 치러지는 탓이 크다. 게다가 전국 대의원 1만여 명이 현장 투표를 했던 2018년 정기 전국대의원대회 때와 달리, 이번 4차 전당대회에서는 당 중앙위원 500~600명만 현장에서 투표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투표한다. 또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대세론과, 이낙연·김부겸·박주민(기호순) 후보들 사이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들 한다.
친문 표심 잡기 총력
그러나 2022년 8월까지 ‘더불어민주당호’를 이끌 당대표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새 당대표는 176석의 거대 여당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성과를 내야 한다. 또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세 차례 중대한 전국 선거를 지휘해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당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 일반 국민 여론조사(10%), 당원 여론조사(5%)를 합산해 선출된다. 민주당 당원 대부분이 ‘친문재인’ 성향이라서 당권은 친문 표심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핵심 친문’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세 후보는 친문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후보는 2년 7개월 13일간 재임(역대 총리 중 최장수 기록)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맡았다. 이 후보는 “올해 정기국회 넉 달 동안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가능할지 판가름 난다”며 정기국회에서 경제입법, 사회입법, 개혁입법 등의 성과를 강조한다. 다만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2021년 3월까지 7개월만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후보도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등 주요 이슈에서 ‘센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는 또 “2년 당대표 임기를 채우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대표로서 당내 대선 경선 레이스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 후보와의 차별성으로 내세운 것이다.
8월29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결정
2018년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 후보로 나서서 큰 표 차로 1위를 차지한 박주민 후보가 이번 선거전에서 얼마나 득표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40대 기수’로 나선 박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지지자들이 만들어준 176석의 의미를 적극 구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야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176석의 힘으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열고 거기서 얻은 해결책과 힘으로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7월25일 제주, 26일 강원도를 시작으로 주말마다 전국 광역시·도에서 잇따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 이어, 8월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새 대표가 결정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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