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 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일단 제동을 걸었으나, 검찰은 곧바로 대선 개입 혐의 수사에 나서며 전교조를 압박했다.한겨레 김봉규
어떻게든 옭아매겠다는 뜻이다.
법률 조항이 없으면 시행령을 끌어다 쓰면 된다. 법원이 제동을 걸면 검찰 수사로 진격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고용노동부 법외노조화 통보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자(11월13일), 같은 날 검찰은 전교조의 대선 개입 혐의 수사에 나섰다. 다음날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동일한 혐의로 2차 압수수색했다. 먹이를 놓치지 않겠다는 사냥꾼의 ‘집요한 의지’가 읽힌다.
서울행정법원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고, “명백히 확정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툴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법원이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한 고용노동부 논리를 언급하며 사용한 표현들이다. 상위 법률인 노조법에 근거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시행령에 의지한 노동부의 법외노조화 집행명령이 타당한지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해고자 배제’라는 노동부의 시정명령 거부가 곧바로 노조 자격 상실 이유가 되는지 불명확하다는 뜻이다. 법외노조화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노동부의 주장도 증거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법외노조화가 전교조에 미칠 악영향이 공공복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법원은 봤다. 정부가 근거를 충분히 갖추지 않고 전교조를 법망 밖으로 밀어내려 한 사실이 법정에서 인정됐다고 할 수 있다.
‘본안 청구의 승소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전교조의 본안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는 노동부의 주장에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정부 조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청인의 본안 청구 승소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2003년 정부의 새만금 사업을 상대로 주민과 환경단체가 낸 공사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고, 결국 원고의 1심 승소(2심에서 결과 뒤집힘)로 이어졌다.
법원 결정으로 본안 소송 1심 판결 때까지 전교조의 법률적 노조 지위는 유지된다. 노조 전임자 77명 복직, 단체협약 효력 상실 및 교섭 중지, 보조금 회수 등의 교육부 후속 조처도 중단됐다.
노동부가 ‘일보 후퇴’하자 검찰은 ‘일보 전진’했다. ‘법이 안 되면 칼로 하면 된다’는 뉘앙스까지 읽힌다. 보수단체 자유청년연합의 고발 때문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지난 대선 때 전교조가 누리집과 각 지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려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게 고발의 이유다. 자유청년연합은 전공노를 고발한 단체기도 하다. 10월31일 박근혜 대통령의 ‘공무원 단체 정치 중립 위반’ 발언 이후 작전처럼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태들이다.
검찰은 11월14일 전공노 서버 2차 압수수색을 감행하며 ‘연타’를 날렸다. 전교조 압수수색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와 전공노는 국정원과 군의 전방위적 선거 개입에 쏠리는 비난 여론 ‘물타기용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28일 전태일 열사 동상(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아 헌화하려다 노동자들에게 제지당했다. 당시 홍일표 새누리당 대변인은 “앞으로 국정에 전태일 열사의 유지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언어는 배반당했다. 전태일을 내세워 노동자들에게 표를 구했던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노동자들의 등에 비수를 꽂으며 또 다른 전태일이 되도록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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