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야권이 승리를 향한 첫 고비를 넘었다. 야 5당과 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이른바 ‘5+4 회의’가 선거 연합의 원칙과 일정에 합의했다.
윤호중 민주당 수석사무총장(가운데) 등 야 5당 대표자와 시민사회연대기구 대표자들이 3월4일 국회에서 6·2 지방선거 연대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 5당과 민주통합시민행동, 희망과대안, 시민주권, 2010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3월4일 국회에서 선거 연합을 위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3월15일까지 연합에 관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야권 연대의 운명이 3월 중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야권이 이번에 발표한 공동 합의문을 보면,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 결정 방식에 관한 합의다. 야 5당은 이번 합의에서 “광역 및 기초단체장의 경우 정당 지지율과 유력 후보 유무 등을 고려하여 5당이 합의하는 지역들에 대한 후보를 정하고, 합의하지 못한 지역들에 대하여는 5당이 합의하는 경쟁 방식을 통해 후보를 정하기로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광역 및 기초의원의 경우에도 야 5당은 ‘호혜의 원칙’과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에 대한 배려 등 연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야 5당은 “특정 지역을 하나의 정당이 절대적으로 독점하는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부분도 합의문에 포함했다.
5+4 회의가 최종 합의에 이르려면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고비는 많다. 특히 각 당이 저마다 ‘유력 후보’를 내놓은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 조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월4일 합의문 발표 과정에서도 이 부분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등 야 4당이 마련한 합의문 초안에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 결정 방식과 관련해 ‘정당 지지율과 유력 후보 유무 등을 고려하여 5당이 합의하는 지역들에 대한 후보를 정하고’라는 대목이 없었다. 이 부분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은 진보신당의 요구였다. 특정 정당이 단체장 후보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야 5당이 호혜존중 원칙에 입각한 정치적 ’합의’로 후보 단일화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합의문은 진보신당의 요구를 나머지 야 4당이 일부 받아들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물론 이 문구를 두고도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진보신당은 ‘정당 지지율과 유력 후보 유무 등을 고려하여 5당이 합의하는 지역들에 대한 후보를 정하고’라는 대목을 강조하는 반면, 민주당은 해당 문장의 뒷부분, 즉 ‘합의하지 못한 지역들에 대하여는 5당이 합의하는 경쟁 방식을 통하여 후보를 정하기로 한다’는 대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진보신당은 전략적 상징성이 큰 수도권의 한 곳과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호남의 한 곳 정도는 정치 협상을 통해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의 단일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태도다. 민주당은 반대로 합의가 힘든 지역의 후보 단일화 방식, 곧 ‘경쟁’에 더 관심이 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 노옥희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진 서울과 경기, 울산에서는 어차피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민주당 관측이다.
진보신당은 이런 주장 자체가 야권 연대의 기본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본다. 진보신당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차지하겠다는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협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똑같은 원칙이 적용되는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지역의 작은 단위로 내려갈수록 중앙당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기초단체장 후보의 단일화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각 당의 입장 차가 뚜렷한 지역에서는 결국 합의문에 명시된 것처럼 ‘호혜의 원칙’과 ‘배려 등 연합의 정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5+4 회의에 참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은 과제는 민주당이 어떤 걸 양보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라며 “다른 야 4당이 받을 만한 내용이어야 하는데, 일단 이번 합의문에서 ‘호혜의 원칙’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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