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중인 설훈 민주당 의원 인터뷰… "탄핵정국에 대한 유감의사 처음으로 간접 표명"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설훈 의원(민주당)은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뒤 위기에 빠진 것을 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탄한다”는 심경을 밝혔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3월24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늘 생각하며 정치를 하라’고 가르친 바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의결 당일인 3월12일 “오늘의 탄핵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이제라도 각별한 생각으로 사태를 수습해나가기 바란다”는 ‘모호한’ 입장만을 김한정 비서관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설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야당총재 시절 비서를 지낸 동교동계 직계인사이며, 탄핵 철회와 당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난 3월22일부터 삭발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눈에 뭐가 씌인 것 같다”
-탄핵안 처리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3월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탄핵안을 처리하면 월드컵 축구대회 때의 붉은 악마들이 다 몰려나와서 열린우리당 지지부대가 되어버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를) 한대 때려 화가 난다고 상대를 칼로 찌르면 제3자가 볼 때 우리만 나쁜 놈이 된다. 내 양심으로 볼 때 지금 내건 것은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 틀림없이 국민적 저항이 일어난다고….
-동교동계 내부 논의는?
=한화갑 전 대표가 몇번이나 탄핵 표결에 참여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나는 안 된다, 가세하지 마시라고 이야기했다. 탄핵안 처리 뒤에도 한 전 대표에게 ‘민주당이 사과하면 살 길이 열린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 의원의 주장이 당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을 폄하하는 이야기가 될 듯해 자세히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눈에 뭔가 씌인 것 같다.
-지도부 사퇴와 탄핵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번 총선에 불출마할 생각이다.
-김 전 대통령은 설 의원의 정치적 스승이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각을 알고 있나?
=당신이 만든 민주당이 이렇게 될 줄 꿈엔들 알았겠나. 통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도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면 정이 나겠나.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봤나?
=안 갔다.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 분이니까 찾아뵙더라도 무슨 말씀을 하지 않으실 터이니까.
-김 전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직후 시시비비를 가림 없이 모호한 원칙론만 밝혔다.
=당신이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선문답처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는 뜻으로 분명히 읽었다.
-그냥 추측이냐 아니면 확인한 것이냐?
=김 전 대통령한테서 간접적으로 연락이 왔다. 오늘의 사태에 대해 ‘통탄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라.
(김 전 대통령 쪽의 김한정 비서관은 〈한겨레21〉의 확인 요청에 “정치 불간여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다른 동교동 소식통은 “김 전 대통령이 (설 의원이 전한 바와 같은) 심경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용기가 없다
-그런데도 동교동계는 왜 4분5열되어 있나?
=글쎄 정치가 그런 건지…. 항심으로 보면 다 같은 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생각하고 믿고 따르라고 가르쳤다. 민주당의 행동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다.
-탄핵안 가결 당일에는?
=국회에 나가지 않았다. 표결에 불참하는 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지구당에서 당원들과 텔레비전을 봤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가결 방망이를 치는 것을 보고 당원들에게 ‘이제 민주당은 망했다’고 말한 뒤 지구당사 안의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탄핵안 처리 뒤 동료 민주당 의원들은?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탄핵 철회와 사과를 선언하라고 했는데 못 하더라. 다들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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