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구례군 읍내 전체를 휩쓴 수해를 딛고 구례오일장이 열린 9월18일, 무너져 내린 점포 주변에서 상인과 주민들이 배추 등 채소를 늘어놓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록적인 장마에 섬진강댐 방류로 제방이 무너져 내린 8월8일 전남 구례군 읍내는 거의 전체가 물에 잠겼다. 하필 이날은 구례오일장 장날(3·8일)이었다. 300곳 넘는 점포와 노점이 침수 피해를 보았다. 두 차례 태풍과 코로나19까지 농심을 할퀴었지만, 9월18일 응급복구 40일 만에 다시 장을 열었다.
아직도 곳곳에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다. 그래도 실의에 빠졌던 상인들은 추석을 앞둔 대목장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장사를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다는 한 상인은 웃으며 말했다. “달포 만에 여니까 생기가 돌아.”
이웃 장으로 갔던 할머니도 다시 구례장으로 돌아와 자리잡고 채소를 다듬는다. 아직 피해 조사 중이라 언제 보상받을지 기약이 없다. 그래도 상인과 주민들은 장터 바닥 한가운데 쓰인 응원의 글귀에 힘을 얻는다.
‘힘내요. 여기 다시 구례장터.’ ‘새로운 시작.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농악대가 어렵사리 다시 열린 장을 돌며 흥을 돋우고 있다. 뒤편 바닥에 힘을 북돋우려 적어놓은 글귀가 보인다.

한국손해사정사회 조사반(맨 왼쪽)이 피해액을 집계하려고 상인들과 상담하고 있다.

주민들이 수산물을 사기 위해 흥정하고 있다.

구례장이 열리지 않아 이웃 장으로 갔다는 할머니(가운데)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오니 좋다”고 말한다.

“이번 추석에는 아기들도 오지 말라”고 했다는 할머니(맨 왼쪽 뒷모습)는 청바지에 장화로 구색을 갖췄다.
구례=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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