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의 한 마을 입구. 정자나무 구실을 하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한여름에도 그늘을 만든다. 그 아래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지만 찾는 사람이 적어 평상이 비어 있다.
솔부엉이가 차지한 구멍이 명당이다. 산을 향해 뻗은 가지 끝 둥지에선 느티나무 숲 전체가 한눈에 보이고, 잠자리와 나방이 꼬이는 먹이 사냥터가 바로 옆이다. 알을 품은 암컷을 위해 새벽녘까지 먹이 사냥에 나섰던 수컷은 둥지 건너편에 앉아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올리며 보초를 서고 있다.
이웃에는 원앙 부부도 있다. 부부라지만 부화와 육추를 암컷이 도맡아 수컷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늘에 잠겨 은밀하고 아늑한 구멍은 물과 가깝다. 알에서 깬 어린 원앙은 새벽을 틈타 높은 둥지에서 뛰어내려 바로 옆 논 습지로 갈 것이다.
후투티는 앞이 탁 트여 시야가 좋은 구멍을 골랐다. 1차 번식에 실패한 뒤 뒤늦게 2차 번식에 들어간 후투티 부부도 연방 땅강아지를 물어 느티나무 숲으로 날아온다.
번식을 위해 느티나무 구멍을 차지한 새들이 분주해도 시원한 그늘이 생긴 경기도 김포의 한 마을 정자나무 아래 평상은 비어 있다. 농번기엔 여럿이 밥 먹을 때마다 느티나무 그늘을 찾았지만, 기계 농사로 품앗이가 사라진 지금 동네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몸집이 작은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3호)는 부지런한 사냥꾼이다. 잠자리를 입에 문 수컷이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둥지로 날아가고 있다.
먹이를 문 후투티가 느티나무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다. 길게 뻗은 머리 깃이 인디언 추장의 장식 같은 후투티는 길고 아래로 휜 부리로 땅속의 땅강아지를 사냥한다.
다시 알을 품기 위해 둥지로 들어가던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이 주위를 살피고 있다.
느티나무와 이어진 숲에서 고라니가 엉덩이를 내밀고 풀을 뜯고 있다.
나이 든 느티나무는 속이 썩어 구멍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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