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한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전쟁 속의 여성, Women in War’는 전쟁에 관한 두 가지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는 빗발치는 총성 속에서 11명의 여성 사진가가 기록한 이미지를 통해 재생된 ‘전쟁의 기억’이며, 그 기억은 베트남전쟁에서부터 중미의 니카라과, 아프리카, 유럽, 중동과 2014년 현재에도 폭격과 학살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이른다. 또 다른 하나는 죽음보다 더 힘겨운 하루하루를 끌어안고 살아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미국·대만·일본·중국·한국의 사진가들이 펼쳐 보이는 ‘진실의 기억’이다.
‘전쟁 속의 여성’은 전쟁을 철저하게 ‘여성’의 관점에서 응시한다. 전쟁은 폭력과 지배를 일삼는 남성성과 남성 이데올로기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며 여성은 인류 전쟁사에서 가장 큰 피해자지만 남성의 시각으로 기록된 전쟁의 역사에서 철저하게 지워지고 배제돼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쟁과 폭력을 둘러싼 담론에서 여성을 타자화하는 과정에서 전쟁은 정당성과 합리성을 구축한다. 그렇기에 여성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는 것은 전쟁의 역사로부터 여성이 어떻게 주변화돼왔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지점이며, 이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진정한 현실적 지지를 얻어 세계가 그토록 갈구하는 평화를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는 9월12일부터 10월1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예술발전소(옛 KT&G), 봉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린다.
글 석재현 특별전 기획자·대구미래대학 교수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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