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지난 6월17일 중부지방부터 시작한 장마가 8월6일쯤 끝난다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장마가 끝나면 올해 장마는 51일간 지속된 것이어서, 각각 45일 동안 장마가 계속된 1974년과 1980년의 기록을 깬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번 장맛비는 통상적으로 남부지방부터 시작됐던 것과 달리 중부지방부터 시작한 게 특징이다. 올해 장마전선은 중국 중북부지방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난 탓에 북한과 중부지방부터 장마권에 들었다. 중부지방은 평년보다 7일 빠른 6월17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평년보다 5일 빠른 6월18일에 장마가 시작했다. 몇 차례 집중호우도 내려 7월30일까지 중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482.1mm로 평년의 131%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남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269.7mm로 평년의 77%, 제주도는 111.7mm로 평년의 28%에 불과한 ‘반쪽 장마’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오랜 장마로 중부지방은 전력소모량이 줄어들었고, 폭염이 지속된 남부지방에선 전력소모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긴 장마로 모기가 줄어들고 폭염을 피할 수 있어서 좋은 점이 있으나, 채소 가격이 오르는 등 달갑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
맑은 하늘과 따가운 태양이 그리워질 정도의 긴 장마. 자연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으니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무섭게 보이는 긴 장마 기간의 여러 모습을 담아봤다. 사진·글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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