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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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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수 없는 싸움

승부욕이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경북 청도 소싸움 축제
소들은 정말 싸우고 싶을까, 사람들은 왜 즐거워할까
등록 2012-04-25 15:11 수정 2020-05-03 04:26
2012 청도 소싸움 축제에 참가한 청도의 박광(왼쪽)과 김해의 계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뿔치기 공격을 하고 있다.

2012 청도 소싸움 축제에 참가한 청도의 박광(왼쪽)과 김해의 계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뿔치기 공격을 하고 있다.

경기 시작 전 싸움소들은 눈싸움을 합니다. 상대의 기를 꺾으려는 것이겠죠. 그리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싸움이 시작됩니다. 육중한 싸움소들은 한 치 물러섬이 없습니다. 머리치기에 이어 뿔치기 연타 등 다양한 공격 기술이 전광석화처럼 펼쳐집니다.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목치기(상대의 목을 공격하는 기술)는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유치원생부터 노인들까지 경북 청도 소싸움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외치는 응원 소리에 소들은 또다시 흥분합니다. 어떤 소는 1시간 넘게 경기를 펼칩니다. 승부에 대한 강한 집념은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경기 중에 등을 보이거나, 경기 의사가 없으면 패하는 것입니다. 심판의 호각 소리에 경기가 마무리됩니다. 간혹 승패를 인정치 않은(?) 소들이 다시금 싸움을 걸지만, 심정만 이해될 뿐 승패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소 주인의 표정도 관객의 볼거리입니다. 승리한 소 주인들은 경기장에서 춤을 추며 소와 함께 승리를 만끽합니다. 패한 소 주인은 말없이 소와 퇴장합니다. 그러나 관객은 승리한 소나 패한 소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이 보여준 멋진 승부를 떠올리며.

그런데 문득 궁금해집니다. 소들은 정말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걸까요? 사람들은 소싸움을 보며 왜 즐거워할까요?

청도=사진·글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관람객들이 소 싸움을 보며 응원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소 싸움을 보며 응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워낭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아이들이 ‘워낭 터널’을 지나고 있다.

청도의 덕창이 청도의 마야를 이기자 소 주인이 경기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청도의 덕창이 청도의 마야를 이기자 소 주인이 경기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필봉(왼쪽)과 백호가 코를 모래 속으로 넣으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필봉(왼쪽)과 백호가 코를 모래 속으로 넣으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용암이 군웅에게 승리하자 소 주인 이상효씨가 용암과 함께 경기장을 나서며 관람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용암이 군웅에게 승리하자 소 주인 이상효씨가 용암과 함께 경기장을 나서며 관람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2 청도 소싸움 축제를 찾은 어린아이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12 청도 소싸움 축제를 찾은 어린아이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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