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정(63)씨가 동료 장돌림들과 이야기하며 추위도 잊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장돌뱅이, 장꾼, 장돌림 등으로 불리는 곽태정(63)씨는 5일장이 열리는 장터를 돌며 책과 민속공예품을 판다. 1일은 양곡장(경기 김포시 양촌면), 2일은 강화장(인천 강화군 강화읍), 3일은 일산장(경기 고양시 일산동), 4일은 광적장(경기 양주시 광적면), 5일은 광탄장(경기 파주시 광탄면)을 따라 돈다. 그렇다고 해서 장돌림 하면 떠올리는 ‘메밀꽃 필 무렵’의 폼나는 서정도 없고, 딱히 궁색하다고 할 것도 없다. 어느 때는 잘 벌고 어느 때는 안 벌리고, 누구는 잘 벌고 누구는 그저 그럴 수 있는, 사람 사는 모양 그대로 살아갈 뿐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힘든 때는 돈을 못 벌 때, 가장 보람차고 즐거운 때는 돈을 많이 벌었을 때”라는 털털한 그의 웃음에서 이제 조금 인생 앞에서 넉살을 떨 줄 알게 된 사람의 내공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의 인생이라고 풍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직장생활 하다 명퇴당하고 1986년 장터 일을 시작했다. 생활자기를 팔아 92년까지 아주 잘 벌었고 이후 큰 장터와 탄광촌을 돌면서 더 많이 벌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아내가 빚보증을 잘못 서 집을 압류당하고 장터 자리도 다 팔아야 했다. 그 뒤로는 빌린 돈을 일수를 찍으며 갚아나가면서 장을 돌아야 했다. 자의든 타의든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파산 신청도 안 하고 꼬박꼬박 갚아 이제 내년 8월이면 빚을 다 갚을 수 있다고 한다. 아내는 비록 3년 전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아들 둘도 장가를 보냈으니 이제부턴 노후자금을 모으겠다고 한다.
그는 “장터는 희망이다. 무일푼으로 와도 일할 수 있고 열심히 한다면 돈도 모을 수 있다. 노숙자 노릇을 하느니 차라리 장으로 와라. 개척할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말 속에서 오랜 세월 장터가 만들어냈을 건강하고 질긴 삶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파주=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무거워서 내리지 못한 돌로 된 절구는 차 안에 진열해놓는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아침 8시부터 영하의 추위를 이기며 2시간 정도 일을 해야 팔 물건들이 정리된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물건을 판 뒤 잔돈을 거슬러 주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광탄장(경기 파주시 광탄면)에서 장돌림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막걸리로 몸을 녹이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하루 종일 밖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곽태정씨가 입술에 보습제를 바르고 있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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