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널리고 널린 게 차요, 차는 언젠가 버려질 운명을 지녔으니, 폐차장 주인이야말로 편하게 인생을 살 듯싶지만, 대한민국 어느 한 곳도 빠듯하지 않은 구석은 없나 보다. 불황을 겪고 있기는 폐차장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kg당 500원까지 올랐던 고철값이 지금은 80원 정도니, 이것저것 다 빼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
본격적인 폐차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들을 모으고 있다.
차에서 떨어져나온 부속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
2008년 한 해에 국내에서 약 67만대의 자동차가 폐차됐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인천폐차사업소에서는 오늘도 수명을 다한 자동차들이 지게차에 실려와 작업대에서 각 공정을 거치며 앙상해져 간다. 먼저 전조등이나 문짝 등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을 수거한 뒤 타이어를 떼어내고, 배터리·프레온가스·연료를 제거한 뒤 엔진·서스펜션 등 부품을 하나하나 분리한다. 마지막에는 앙상한 껍데기만이 남아 프레스 기계에서 압축된다. 한 대의 자동차가 분해되는 데 30분이면 족하다.
폐차장에 처음 온 차는 등록을 말소한 뒤 번호판을 떼어 다시 사용할 수 없게 자른다.

모든 부속이 떨어져나간 차체가 압착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부품 중에 값나가는 자동차 엔진만 따로 모아 보관해둔다.
폐차에서 나온 부품의 약 85%가 재활용된다. 전국 422곳의 폐차장에 가면 오래된 차들의 부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렇게 팔 수 있는 건 무엇이라도 빼다 팔아야 남아 있는 사람들이 살 수 있다. 차를 만들어내는 것만큼이나 까다로운 폐차 공정은 그래서 더 치열해 보인다.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따로 모아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차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이 마지막으로 떨어져나가고 차체가 크레인에 끌려 옮겨지고 있다.
인천=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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