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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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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죽어 고철을 남긴다

폐차장으로 실려온 차 30분 만에 분해… 부품 85% 재활용 하고 앙상한 껍데기는 고철로
등록 2009-06-27 10:46 수정 2020-05-03 04:25

거리에 널리고 널린 게 차요, 차는 언젠가 버려질 운명을 지녔으니, 폐차장 주인이야말로 편하게 인생을 살 듯싶지만, 대한민국 어느 한 곳도 빠듯하지 않은 구석은 없나 보다. 불황을 겪고 있기는 폐차장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kg당 500원까지 올랐던 고철값이 지금은 80원 정도니, 이것저것 다 빼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

본격적인 폐차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들을 모으고 있다.

본격적인 폐차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들을 모으고 있다.

차에서 떨어져나온 부속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

차에서 떨어져나온 부속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

2008년 한 해에 국내에서 약 67만대의 자동차가 폐차됐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인천폐차사업소에서는 오늘도 수명을 다한 자동차들이 지게차에 실려와 작업대에서 각 공정을 거치며 앙상해져 간다. 먼저 전조등이나 문짝 등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을 수거한 뒤 타이어를 떼어내고, 배터리·프레온가스·연료를 제거한 뒤 엔진·서스펜션 등 부품을 하나하나 분리한다. 마지막에는 앙상한 껍데기만이 남아 프레스 기계에서 압축된다. 한 대의 자동차가 분해되는 데 30분이면 족하다.

폐차장에 처음 온 차는 등록을 말소한 뒤 번호판을 떼어 다시 사용할 수 없게 자른다.

폐차장에 처음 온 차는 등록을 말소한 뒤 번호판을 떼어 다시 사용할 수 없게 자른다.

모든 부속이 떨어져나간 차체가 압착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부속이 떨어져나간 차체가 압착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부품 중에 값나가는 자동차 엔진만 따로 모아 보관해둔다.

부품 중에 값나가는 자동차 엔진만 따로 모아 보관해둔다.

폐차에서 나온 부품의 약 85%가 재활용된다. 전국 422곳의 폐차장에 가면 오래된 차들의 부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렇게 팔 수 있는 건 무엇이라도 빼다 팔아야 남아 있는 사람들이 살 수 있다. 차를 만들어내는 것만큼이나 까다로운 폐차 공정은 그래서 더 치열해 보인다.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따로 모아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따로 모아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차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이 마지막으로 떨어져나가고 차체가 크레인에 끌려 옮겨지고 있다.

차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이 마지막으로 떨어져나가고 차체가 크레인에 끌려 옮겨지고 있다.

인천=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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