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발에서 한지를 분리하고 있다.
한지는 벗긴 닥나무 껍질을 잿물로 삶고 두드려서 물에 푼 다음 대나무 발을 이용해 섬유질을 건져낸 뒤 물을 짜내고 건조시켜 만든다. 우리나라 땅에서 자라는 닥나무는 유난히 기공이 크고 섬유질이 길어 질기고 오래가기로 유명했다. 탁월한 내구성 때문에 조선시대엔 한지의 본고장인 중국에 수출돼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았다. 한장한장 장인의 땀방울로 만든 한지는 날숨과 들숨을 내쉬면서 자신이 간직한 내용을 1천 년 동안 보존했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한지는 1천 년 가는 종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모진 세월 속에서도 고난을 극복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우리네 역사를 닮았다.
물기를 제거한 한지를 건조대로 옮겨 말리고 있다.

핀셋으로 눈에 보이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닥나무 원료와 풀을 물에 섞은 뒤 대나무 발을 이용해 한지를 뜬다.
1970년대 한창때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에만 한지공장이 7~8개 있었다. 종업원 수가 100명을 넘는 공장도 많아 당시 지역경제에도 톡톡히 이바지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중국산 한지가 수입되면서 가격경쟁에 밀린 한지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았고 지금은 두 개의 공장만이 시내 한옥마을로 이전해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 배우려는 이도 없고 정부 차원에서 보존하려는 노력도 없어, 유구한 세월을 이어온 우리 한지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있다. 종이는 그 나라의 문화다. 경제논리에 밀려 너무 쉽게 사라지는 우리 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해 안타깝다.

한지를 원료로 만든 각종 부채들.

다양한 색깔을 입힌 한지는 공예품 재료로 인기가 높다.
한지로 만든 여러 색깔의 끈.
전주=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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