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 뭐할라구 나온겨?”
“불 쬐러 나왔제.”
“일감이 없어 죽을 맛이야. 처자식 다 굶기게 생겼어.”
오전 5시27분, 일감이 들어오지 않을 것을 직감한 구직자들이 모닥불 주위에 둘러서서 소주를 나눠 마시고 있다.
지난 12월10일 새벽 4시50분 경기 안산시 원곡동 안산역 옆 인력시장.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20여 명. 공사현장에서 하루 품삯을 벌겠다고 새벽잠을 잊고 나온 이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나와보는 거지.” 50대 초반의 한 구직자가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일주일에 3일 이상 일할 수 있었어. 지금은 한 달에 이틀?”이라고 했다.
새벽 5시40분, 2명의 구직자가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김아무개(55)씨는 “형편이 어렵다 보니 일하러 나가더라도 처우가 형편없다”고 했다. “일당 7만원짜리 잡부를 고용해 그 이상의 일을 시키는 것이 허다하다”고 한다.
오전 4시 51분, 한 구직자가 인력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모닥불을 준비하고 있다.
아침 7시가 지났지만 일거리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모닥불 앞에 쪼그리고 앉아 꾸벅꾸벅 조는 사람과 담배만 연방 피워대는 사람, 그리고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 장작이 몸을 잘 포개 불김 좋은 모닥불만 계속 타올랐다.
오전 5시11분, 이날 들어온 일이 있는지 사무실에서 확인하고 있는 구직자들.
오전 5시31분, 인력시장에 모인 20여 명 중 2명이 일터로 갔다.
오전 5시37분, 어느 구직자는 끝내 자전거에서 짐을 풀지 못하고 집으로 갔다.

오전 6시16분, 60대 중반의 한 구직자가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안산=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김병기 “여자 2명이거든”…배우자 ‘법카 유용’ 식당 CCTV 은폐 녹취

강선우, 김병기에 “저 좀 살려주세요”…1억 수수 의혹 제기

국방부, 곽종근 ‘해임’…여인형·이진우·고현석 ‘파면’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한반도 위협 대응 존재 아냐…동북아 중심축”
![윤석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 윤석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8/53_17668955612172_20251228500976.jpg)
윤석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
![이 대통령 지지율 53.2%…대구·경북서 8.9%p 급락 [리얼미터] 이 대통령 지지율 53.2%…대구·경북서 8.9%p 급락 [리얼미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9/53_17669655530114_20251229500278.jpg)
이 대통령 지지율 53.2%…대구·경북서 8.9%p 급락 [리얼미터]

누가 봐도 수상한 ‘세계 최초’…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추경호, 내란재판 중 출마 선언 …“대구가 신분 세탁소인가”
![[영상] 서울대 “직접 보시라”…3D 종묘 앞 고층빌딩 시뮬레이션 공개 [영상] 서울대 “직접 보시라”…3D 종묘 앞 고층빌딩 시뮬레이션 공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9/53_17669859940528_20251229501391.jpg)
[영상] 서울대 “직접 보시라”…3D 종묘 앞 고층빌딩 시뮬레이션 공개

정규재 “속좁은 국힘, 이혜훈 축하해야…그러다 전한길만 남는다”
![[단독] 고용노동부 용역보고서 입수 “심야배송 택배기사 혈압 위험 확인” [단독] 고용노동부 용역보고서 입수 “심야배송 택배기사 혈압 위험 확인”](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9/53_17669898709371_17669898590944_20251229502156.jpg)


![[손바닥문학상 우수상] 기호수 K [손바닥문학상 우수상] 기호수 K](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6/53_17667484171233_2025122550221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