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동 재개발 지석진.
2007년 말 옛 건물이 철거된 뒤 롯데건설이 주상복합건물을 짓고 있는 서울 중구 순화동 1-1구역. 이곳에선 용산 참사 때 숨진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55·사진 오른쪽)씨와 당시 남일당 건물에서 추락해 다친 지석준(45)씨가 작은 천막을 쳐놓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상대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고 윤용헌씨와 지석준씨는 원래 중구 순화동(순화 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철거민이었다. 둘 다 전국철거민연합 소속이었고, 참사 전날 용산 철거 지역 망루 농성에 연대하러 갔다가 참사를 겪으며 정작 자신의 일은 돌보지 못했다. 지씨는 “아빠가 용산 참사로 다친 것을 아는 아들은 내가 투쟁에 나서는 걸 정말 싫어해요. 그렇지만 여기서 멈추면 아들에게 해줄 말이 없잖아요. 꼭 이겨서 아들에게 내가 왜 싸웠는지 얘기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유씨도 “남편은 가게가 철거된 뒤 내 권리를 꼭 찾겠다고 말하며 용산 제4구역 철거민과 함께 한강로 남일당 건물 망루에 올랐다. 하늘에 있는 저희 남편이 도와줄 거예요”라고 말을 이었다. 재개발로 한 가정의 가장은 죽었고, 또 한 가정의 가장은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됐다. 순화동에서 용산으로, 다시 순화동으로 돌아와 벼랑 끝에 서 있는 두 사람에게도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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