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심장부에 미국이 들어왔다. 12월17일(현지시각) 쿠바 아바나의 거리에서 한 여성이 미국 성조기가 그려진 바지를 입고 걸어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선언하는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미국과 소련이 중심이 된 냉전 대결 구도가 한창이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 등으로 최악의 관계까지 치달았던 미국과 쿠바는 반세기가 지나 화해의 손을 맞잡았다. 많은 쿠바인들이 미국의 경제제재로 빈곤에 허덕이던 쿠바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는 양국의 외교 정상화가 “냉전 대결 구도의 마지막 흔적을 지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반도에서는 거짓말처럼 냉전의 흔적이 거칠게 자라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2월19일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 사건에 대해 재판관 8 대 1의 의견으로 해산을 결정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진보당은) 최종적으로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적 기본 질서’에 반하므로 헌법에 따라 정당 해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아바나 거리의 풍경이 더욱 생경하다.
사진 REUTERS·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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