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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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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이티

등록 2010-01-20 14:12 수정 2020-05-03 04:25

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고단한 삶이 거리에 누웠다. 신산한 세상살이 묵묵히 디뎌준 두 발을 죽어서도 덮어주지 못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천연스레 맑은 하늘에선 무심한 구름이 느릿하게 흐르고 있다.

아, 아이티

아, 아이티

1월12일 오후 5시께(현지시각) 카리브의 섬나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지축이 뒤틀렸다. 진도 7.0의 강진은 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TNT) 50만t과 다름없다. 거대한 공동묘지로 바뀐 도시, 희생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가늠할 길이 없다.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에 모로 누운 주검이 선연하다. 주검을 지켜주는 건 또 다른 주검뿐이다. 요행히 살아남은 이들이 다만 그 곁을 유령으로 떠돌고 있다. 쨍하고, 죽음이 현실을 부른다. 고단해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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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euters/Carlos Barria·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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