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왔으면
남북이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추석 상봉행사를 9월26일부터 10월1일까지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8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방문단 민원실에서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 예비후보자 추첨이 진행됐다. 김춘근(85) 할아버지는 ‘이산가족 찾기 신청서’에 혹시라도 잘못 적은 것은 없는지 한참을 살펴봤다. 할아버지는 함경남도 원산 동해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한국전쟁 때 혼자 남쪽으로 내려왔다. 할아버지는 피난 당시의 사연을 하염없이 풀어놓았다. 문득 “괜한 소리를 늘어놨다”며 돌아서는 할아버지의 발길이 무겁다. 살아생전 가족 한 번 만나기 위해 오늘도 이곳을 찾았지만, 그날이 언제가 될지 알려주는 이는 오늘도 없었다. 현재 이산가족 1세들은 약 30만 명이 생존해 있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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