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 온도를 섭씨 40도가 넘도록 뜨겁게 달구던 뙤약볕이 지나고 잇따라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지난밤, 그 지난밤 연이어 불어닥친 비바람은, 40일이 넘어 구멍이 뚫리고 삭아버린 비닐을 뚫고 농성장 안으로 들이쳤습니다. 테이프를 붙이고 그 위에 또 붙여도 소용없었습니다. 포기하고 우비를 입었더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습니다.”

뙤약볕 뺑뺑이
날씨가 오락가락하던 7월1일, 서맹섭 쌍용차 비정규지회 부지회장의 편지를 강호인 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이 대신 읽었다. 서맹섭 부지회장은 50여 일째 ‘굴뚝농성’ 중이다. 그를 포함한 3명의 노동자가 굴뚝 위 농성장에 있다.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 3500여 명이 모인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은 51개 중대 5천여 명의 경찰이 두세 겹으로 에워싸고 있었다.
마침 농성장의 아빠를 위해 계란 등 부식을 들고 찾아온 아이는 뙤약볕 아래에서 안으로 들어갈 곳을 찾아 울타리를 맴맴 돌아야 했다. 어머니를 따라가던 아이는 뺑뺑이에 지쳐 걸음을 멈췄다. 서맹섭 부지회장은 편지에서 말했다. “지난주에는 비상식량과 컵라면만으로 끼니를 이었습니다.” 그는 아이가 가져온 ‘계란 특식’을 먹었을까.
평택=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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