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새벽 물안개가 자욱하게 덮은 목포늪(나무벌). 물안개 사이로 쇠오리와 나무가 보이다 안 보이다를 반복한다.
람사르마을(람사르습지 1km 내외에 위치한 마을)인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마을에서 출발해 도착한 목포늪(나무벌)은 어둠과 짙은 안개에 싸여 있었다. 어둠이 가시면서 주위는 밝아왔지만 늪과 나무와 주변의 산은 물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기를 반복했다. 밑동이 물에 반쯤 잠긴 왕버들과 늪은 신비스러웠다. 우포늪에서 11월10일부터 사흘간 사진가 정봉채씨와 함께했다. 정 작가는 10여 년간 우포에 살며 자신의 삶이 오롯이 담긴 우포늪을 렌즈에 담고 있다. 작가와의 동행길엔 물 면적만 70만여 평에 주변으로 목포늪(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을 아우르는 광활한 늪이 해가 뜨고 질 때마다 비밀스러운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작가의 하루는 늪에서 시작됐다.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아 요즘 늪에는 연방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막 잠에서 깬 큰기러기와 큰고니와 노랑부리저어새와 함께 아침 해를 지켜봤다. 해가 부드럽게 번지기 시작하자 카메라는 선착장 늪배로 줄풀로 향한다.
온종일 늪을 바라보고, 소요하고, 카메라에 담으며 늪과 함께 숨을 쉬는 셈이다. 해 질 녘 갈대 속에서 빛내림이 어우러진 우포늪의 어둠과 함께 삼각대를 접었다.
사지포(모래벌)의 일몰. 갈대와 줄풀이 가득한 물가 너머 구름 사이로 볕이 쏟아져내리고 있다.
붉은 저녁놀이 물든 우포에 큰기러기들이 내려앉고 있다.
우포 소목 선착장의 늪배 너머로 두 개의 아침 해가 떴다. 늪배는 수심이 얕고 물풀이 많은 우포늪에 맞춰 밑이 넓고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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