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7호 표지
끝도 없이 쏟아지는 소비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어쩐지 피곤한 구석이 있다. 넘치는 의욕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꼼꼼히 수색하다가도 엄청난 물량 공세에 금세 지치게 된다. 레드 기획 ‘주문하신 미스터리 박스가 도착했습니다’는 주제 때문인지 더욱 매력적으로 읽혔다. 미스터리 박스는 ‘고르기’가 아직 낯선 이들과 드러그스토어 형식에 매료된 쇼퍼홀릭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물상자다. 수동적 소비라는 비판도 있겠지만, ‘랜덤’이 가져다주는 설렘을 외면하기는 힘들다. 책이나 음반이 담긴 근사한 미스터리 박스도 기대해본다.
S라인 ‘모범도 아니고 열등아도 아닌’은 ‘모범 소수자’라는 아시아인에 대한 미국 사회 내 편견이 한국에서 재생산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카투사로 군복무하던 시절 부대에서는 아침마다 달리기를 했다. 카투사가 ‘선두 행렬’에서 뒤처지는 것은 ‘나라 망신’이었다. 그래서 난 감기에 걸리고 다리에 쥐가 나도 죽어라 달려야만 했다. 이처럼 개인을 ‘국가대표’로 치환하는 것은 개인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기에 폭력적이다. 어떤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철저히 외국인의 시선을 내면화하게 된 것일까?
장슬기 교육이 필요해
세 기득권층이 있다. 모피아, 원전 마피아 그리고 교육 마피아가 그것이다. 앞의 두 개는 문제제기가 자주 있어왔지만, 교육 문제는 등한시돼왔다.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등용문처럼 변질돼 있는데 그것을 손보지 않겠다는 것은 큰 문제다. 외고의 경우 단순히 외국어를 배우기 위한 교육기관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외국어를 통해 ‘무엇을’ 교육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울 교육감 선거와 같이 치르는 대선인 만큼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재벌에 착한 대통령들, 지금 이 시대에 재벌에 착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재벌이 처벌받은 뒤 사면돼도 크게 분노하지 않는 지금 정서를 보면 재벌이 ‘갑’인 건 맞다. 하지만 그게 과연 옳은가? 국가의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 관료나 정치인, 특히 대통령이 재벌 친화적인 건 재앙이다. 그 결과가 양극화라고 생각한다. ‘기획- 남영동 2012’ 기사를 보면 참 불편하다. 이런 시대를 기억하는 게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아직 이런 시대가 계속되는 것 같아서다. 참여의식의 부재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계속 떠오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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