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우명주 전문위원 greeni@orgio.net
인도에서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이라면 단연 나렌드라 모디(53) 구자라트 주지사를 꼽을 수 있다.
2002년 초 인도 서북부의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1천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힌두 폭도들에게 살해당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구자라트 주지사이던 모디는 폭동을 방관하고 힌두 폭도들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는 같은 해에 열린 선거에서 승리해 주지사직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국민당과 인도 정치에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해왔다. 그러던 그가 최근 입지를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6월 ‘구자라트 폭동’과 관련한 첫 재판이 구자라트 고등법원에서 열렸다. 한 제과점이 힌두 폭도들에 의해 불태워져 14명의 무슬림들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목격자들이 범인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증언하자, 21명의 용의자들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9명의 가족을 잃은 자히라 쉐이크씨는 국민당 정부의 손아귀에 있는 구자라트 사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다른 주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그의 탄원을 받아들여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열 것을 판결했다. 대법원은 “현대판 네로들은 무고한 아이들과 힘없는 여성들이 불타고 있을 때 그것을 외면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 같다”며 모디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자 모디 정부는 다른 주로 재판을 이동시키라는 판결을 취소해줄 것과 ‘현대판 네로’라는 표현을 삭제해줄 것을 대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을 이런 식으로 위협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이 대법원에서도 일어나는데 고등법원과 하위법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생각하니 치가 떨린다”며 극도의 불쾌감을 표현했다.
또 최근 총선에서 국민당이 패배한 원인을 놓고 모디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민당 내부에서는 소냐 간디와 그 가족에 대한 나렌드라 모디의 악랄한 비판과 구자라트 폭동이 선거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극우 힌두단체이자 국민당의 핵심 지원단체인 시브 세나마저도 모디를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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