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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사관의 요체는, 조선 500년은 자체적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능력이 없는 정체와 타율의 역사였다는 것, 따라서 이를 그대로 두면 일본과 동아시아 전체가 위험해지니 일본이 지배·개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카쓰카 아키라(85) 나라여대 명예교수의 (2009)과 (2007)을 보면 문창극이나 박정희의 세계관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친 이런 역사인식의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한눈에 명료하게 들어온다.
은 일본의 ‘국민작가’이자 한국에서도 상당한 독자층을 지닌 시바의 잘못된 한국사 인식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시바 사관’ 비판서다. 시바 사관 오류의 핵심은 ‘메이지 영광’론에 집약돼 있다. 메이지 영광론은, 근대 초 일본은 밀려오는 서구 열강의 위력 앞에 떨고 있던 ‘애처롭고 착한 소년’이었으나 메이지유신으로 서구와 어깨를 겨루는 모범적인 문명국이 됐다, 국제법까지 잘 지킨 이 우등생은 그러나 러일전쟁 이후, 특히 1926년 쇼와(히로히토 일왕)시대 이후 군부의 잘못된 야심으로 일탈하기 시작했고 1931년 만주 침략 이후 태평양전쟁까지 걷잡을 수 없이 질주하다 패망했다, 메이지의 영광은 쇼와에 의해 배신당했다는 것이다.
수천만 부가 팔려나갔고, 일본 공영방송
오늘날 일본 국민 대다수가 메이지 이래 일본이 조선과 조선 사람에게 자행한 범죄 행각 자체를 모르고, 일제의 전쟁범죄래야 ‘15년 전쟁’, 즉 1931년 만주 침략 이후 패전까지의 기간에 형성된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에서만 파악하지 한국과 한국인을 피해자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색맹이 된 데는 시바 사관도 한몫했다. 은 그게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조목조목 반박한다.
‘메이지유신’ 초장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
일본은 러일전쟁 이후, 특히 ‘15년 전쟁’ 동안 전쟁범죄국이 된 게 아니다. 일본은 조선 등 이웃 나라에 대한 침략과 수탈로 근대화의 물적 토대를 쌓고 제국주의로 치달은 ‘메이지유신’ 초장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 동아시아를 전화로 뒤덮고 수천만 아시아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제의 전쟁범죄는 메이지유신이 그 시작이었다. 일본 지도층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민이 에 열광하는 시바 사관 추종자라는 것은 곧 일본인 다수가 여전히 일제의 만행을 만행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메이지 영광론은 한국 우파들이 곧잘 입에 올리는 ‘국가개조’론의 원형이기도 하다. 그 최대의 피해자라고 해야 할 이 땅의 우파들의 그런 인식은 그들이 입으로는 식민사관 거부와 극복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그 추종자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승동 문화부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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