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담는 책은 시대를 닮습니다. 어떤 날을 기점으로 ‘릴리스’되는 전략적 시간이 있을 터이고 무중력 공간에서 책을 쓰지 않을 테니 저자의 현실과 공간이 담길 테지요. 요즘 부쩍 격문이 많아졌습니다. 1년간 나온 책들을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탄식과 절망이 더 큽니다. 책이 날카로워지고 뾰족해져 무기가 돼갑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나온 책 중에 시대의 정수를 담은 책들을 뽑았습니다. 저자들에게 우선 자신의 책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쑥스러운 거절을 예상하고도 모험을 감행한 이유는 책 소개에 더해 미션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책이 어떤 ‘박근혜 시대를 이기는 법’을 담고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했습니다.
현실 인식은 절박했습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실장은 일단 살아남는 게 우선이라고 했고, 오찬호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는 게 정부의 전략일 수 있다고 일갈하며 민생을 말하는 자를 의심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 저자들의 진단은 다르지만 결론은 한곳으로 모아집니다. 분노하라, 그리고 연대하라입니다. “속으로 칼을 갈”고 “매일 뉴스를 틀 때마다 엄습하는 무력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문제를 다루는 단체를 찾아가”고 “흔한 상식이 불가능한 시대에 반항”하고 “사장님에게 도전”하라고 말입니다.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책 표지가 시위용으로 쓸 만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이 무기로 쓸 만큼 둔중하지는 않습니다만. 정신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시대를 이기는 무기를 하나씩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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