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기자
“커다랗고 시커먼 게 있어, 물속에….” “뭐가 있다는 거야?” “……끝까지 둔해빠진 새끼들.” 중에서
나는 ‘바다 이야기’가 횟집인 줄 알았다. 횟집인 줄 알고 들어섰다가 놀란 양반들도 꽤 있을 게다. 성인오락게임물 등급심의를 담당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들도 ‘바다 이야기’가 횟집인 줄 알았나 보다. 등급위의 한 위원은 “갤러그나 테트리스 수준의 오락기만 생각하고 심의위원을 맡았다”고 언론에 고백했다. 자기들이 도대체 뭘 심의하고 뭐에 등급을 매기는지조차 몰랐다는 소리다.

작은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맞고를 치는 작은아들에게라도 물어봤다면 좋았을 것을. 아무리 ‘심플 라이프’가 인기라지만 위원님들 두뇌 용량까지 80년대 갤러그 시대에 심플하게 머물러 있는 건 곤란하지 않나. 팥빙수에 올리는 토핑도 알아서 골라야 하는 시대다. 범죄도 도박도 사기도 황령도 점점 복잡해지는 시대다. 복잡해지는 세상이 ‘위원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날카로운 지식과 전문적인 양식이며, 그게 없다면 최소한 자신이 심사하는 것이 뭔지 열렬히 공부하는 자세다. 세상은 복잡해지는데 위원님들은 가죽 소파에 앉아 점점 단순해지고 있으니, 우리는 언젠가 ‘위원님’이라는 퇴화한 종족들을 멸종동물 보호구역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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