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이전에는 사람들이 모두 역사의 경작자가 되고 싶어했다. 아무도 역사의 ‘거름’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이상훈 옮김, 거름 펴냄)
나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언젠가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또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아도 눈총받지 않고 불이익받지 않는 세상이 언젠가 올 거라고 믿는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점점 확대되는 과정, 그게 바로 역사의 발전이고 진보니까. 국기 경례를 하지 않았다고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이용석 부천 상동고 교사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면, 그가 받은 징계가 ‘역사의 거름’으로 뿌려졌다는 생각이 든다. 거름은 죽어서 남을 살리는 존재다. 세 달 동안 사형선고를 받은 교육자의 양심은 썩고 썩어 양분이 되어 언젠가 세상을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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