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기자
시골 사람: 대체 뭣 땀시 이 강에서 카누를 탈라고 지랄들인감?
루이스: 강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시골 사람: 거기서 못 나오게 되면 ‘아예 오지 말걸’ 하고 원망하게 될껴.
에드: (낮은 목소리로) 그냥 집에 가서 골프나 치는 게 어떨까.
(Deliverance·1972) 중에서
내 생애 가장 공포에 떨며 봤던 영화는 존 부어먼의 이다. 카누 여행을 떠난 도시인들이 시골 주민들에게 공격당한다는 내용의 이 작품은 공포영화 장르의 흔한 클리셰를 소름 끼치게 사용한다. 시골을 야만의 장소로 상정한 뒤 순진한 도시인들을 실컷 괴롭혀주는 것이다.
와 은 물론이고 한국 영화 에 이르면, 시골은 선악과를 따기 전의 아담들이 웃으며 주먹을 휘두르는 장소가 된다. 이런 클리셰는 간간이 터져나오는 시골의 범죄 사건들 덕에 힘을 얻는다. 섬에 잡혀가 평생을 노예로 살아온 할아버지의 이야기나 가축처럼 길러진 마을 공동체의 노예 이야기가 뉴스에 등장할 때마다 도시인들은 분노한다. 저런 무식한 시골놈들.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도 없는 야만족들. 하지만 노예와 인신매매 행위란 도시의 일상적인 범죄다. 우리가 시골 사람들의 범죄행위에 유난히 흥분하는 이유는, 순박한 이상향으로서의 시골의 판타지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골은 자연이 아니라 도시와 똑같은 인간들의 전쟁터다. 인간의 순박함이라는 거. 웃으며 개구리를 짓밟아 이개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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