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랭던: 고대 남성의 심벌은 칼이었어요. 근본적으로는 남근을 의미하는 거죠. 요즘도 군복에는 여전히 그 심벌이 쓰이죠.
리 티빙: 그렇지. 더 많은 성기를 갖게 될수록 지위도 더 높아진다는 거지. 사내놈들은 언제나 사내놈들이라구.
중에서
▣ 김도훈 기자
역사가 증언하길, 여성이 정치의 핵심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성의 심벌을 획득해야만 했다. 인종차별의 메카인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나 조지 부시의 오른팔이 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 노동계급의 딸로 태어나 노동자에게 철퇴를 휘둘렀던 마거릿 대처. 자신의 여성성을 남성성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권력은 그네들을 허하지 않았고, 그네들 역시 가슴속에 남성의 심벌을 달아가며 권력의 자리를 지켜야만 했던가 보다.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인간을 재단하는 것은 오만하고도 어리석은 일임이 틀림없다. 하나 과도한 남성성의 발로가 지속적으로 망쳐온 한국의 현대사를 돌이켜보니, (육체적이고 생리적 의미가 아닌) 여성성의 국회 도입을 하루빨리 이룩해야만 할 듯하다.

사실 (육체적이고 생리적인 의미로만 보면) 올해 지방선거는 여성성의 승리였다. 여성후보의 수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광역단체장 4명과 기초단체장 23명을 비롯해 총 1411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이는 2002년보다 2배 늘어난 수치이며 결과적으로는 모두 528명의 여성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총 당선자의 14%에 달하는 수이니 여성의 정계 진출에 대해 느린 낙관을 품을 수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제부터다. 그네들은 남근의 심벌을 하나씩 획득해가며 권력을 품을 것인가. 아니면 심벌을 얻지 않고서도 칼날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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