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노동자 파견제도란 파견 사업주가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은 뒤 특정 사업장에 파견해 사용 사업주의 명령을 받아 근무하는 제도다. 지난 1998년 2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파견법이 만들어졌다. 파견 노동자의 최대 계약기간은 2년. 파견 허용 업종은 전문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종이나 건물청소원, 수위 업무 등 26개 업종으로 제한돼 있다. 대부분의 제조업종은 파견근로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분야에서 이름만 도급(하청·용역)업체로 내걸고 불법으로 파견 노동자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대표적인 불법 사례는 △정규직과 파견 노동자가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일을 하거나 △하도급을 위장해 파견 노동자를 고용한 뒤 인사·노무 등 전권을 행사하거나 △2년 이상 고용하면서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 등이다. 원청 회사가 하청 노동자의 고용 과정에 개입하거나 하청 노동자에게 장비를 제공하고 작업 내용을 지시하는 것도 모두 불법이다. 이번 조사대상인 조선업종의 경우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처럼 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파견 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현행 파견업은 민법으로 규율 받고 있기 때문에 근로감독관이 감독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 노동계는 파견업체의 불법을 감독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파견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성희롱과 불법 해고 등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책임소재가 현재로선 불분명해 파견업체와 사용업체가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견업체들이 대형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파견 노동자에 대한 교육과 각종 복지혜택을 지원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질병·출산·휴가 등 일시적인 업무가 증가할 때만 파견제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은 건설업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파견제 활용을 인정하고 있지만 파견 직원들도 동일노동·동일임금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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