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출판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소설가는? 이문열도, 신경숙도 아니다. 5개월 연속 판매 1위(교보문고 집계)를 달린 의 작가 조창인이다. 는 전형적인 신파 코드를 고수하면서, 불행한 여인의 자리에 아버지를 대입한 책이다. 시인 아버지 정호연은 백혈병을 앓는 아들 정다움을 살려보려고 애쓴다. 병간호를 도와야 할 아내는 화가가 되겠다며 집을 나가 프랑스에 있다. 불쌍한 아버지가 돈이 떨어질 무렵 그의 아내는 한국에 와 개인전을 연다. 아내의 곁에는 박인석이라는 돈많은 후원자가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치료를 포기하고 시골에서 아들과 오순도순 산다. 그러나 찾아도 없다던 골수기증자가 갑자기 나타나고, 아내는 “당신이 치료를 포기해서 애를 죽일 뻔했다”며 불같이 화를 낸다. 당신은 무책임하니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말하는 이 어머니의 속셈에는 다른 것도 섞여 있었다. 아들이 조각에 재능이 있는 것을 알고 탐이 난데다 새로 만난 남자 박인석은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한편 오랜 병간호로 인해 간암 말기로 치닫고 있던 정호연은 아들의 수술비를 위해 한쪽 각막을 떼어 판다. 결국 주인공은 죽고, 어머니 한애리는 아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떠난다. 암컷은 알만 낳고 떠나고, 수컷은 목숨을 바쳐 자식을 키우는 가시고기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살다갔다는 이야기다.
아버지가 되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을 그린 소설과 사이에는 얼핏 아무 공통점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의외로 매우 흡사한 점이 있다. 첫째, 가정이 붕괴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붕괴의 원인을 쌍방의 이기심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에서 가정이 망가지는 원인은 백혈병 걸린 아들이 아니다. 이기적인 어머니 때문이다. 다움이의 어머니는 “너 때문에 내가 할 일을 못해”라고 아들에게 짜증을 내다 새 남자를 만들어 떠난다. 이때 아버지 정호연은 아내의 지출을 맞추기 위해 자기의 꿈인 문학도 포기한 상태다. 반대로, 아버지가 되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을 그린 소설에서 가정을 파괴하는 것은 아버지의 이기심이다. 그동안 어머니들은 좋은 나이를 다 보내고 사회적으로 무능력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누구의 이기심으로 가정이 무너졌을까? 어느 쪽의 아버지가 현실에 더 가까울까? 그것은 알 수 없지만 대중이 의 아버지를 좋아하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는 현재 85만부가 팔려나갔으며, 문화방송은 를 4부작 미니시리즈로 만들어 12월 초 방영하기로 했다. 창사기념특집으로 방영될 이 작품에는 정보석(정호연 역), 명계남, 남포동 등 중견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문화방송은 “주인공 호연을 통해 우리 모두가 꿈꾸는 영원한 아버지상을 보여주려 한다”라고 각색의도를 밝혔다. 자기가 그렇게 되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헌신적인 꿈속의 아버지’를 하나쯤 갖고 싶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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