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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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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21] 용혜인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 시켜먹을래요”

90년대생이라서? 90년대생이니까!
기대와 우려의 교차로, 용혜인·류호정·전용기 당선자 인터뷰
등록 2020-04-25 15:54 수정 2020-08-07 19:27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된 (왼쪽부터) 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류호정 정의당 당선자, 전용기 더불어시민당 당선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된 (왼쪽부터) 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류호정 정의당 당선자, 전용기 더불어시민당 당선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em>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8월4일 국회 본회의에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뒤 논란이 뜨겁습니다. 예의를 갖추는 복장이 필요하다는 권위주의에 기댄 지적에다 도를 넘은 성희롱 표현까지 난무합니다. 반면, 국회의원의 권위는 복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는 반론도 큽니다. <한겨레21>은 지난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직후 90년대생 당선자인 류호정, 용혜인, 전용기 당선자 세 명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90년대생 의원들은 당선자 신분일 때도 국회의 탈권위주의에 앞장서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용혜인 의원은 “고루한 국회 탈권위주의를 촉구하는 의미로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으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제17대 국회(2004년~2008년) 이후 20대 나이의 의원이 가장 많이 당선(류호정·전용기 2명)된 제21대 국회에 입성한 90년생 국회의원들의 인터뷰를 되짚어봅니다._편집자주</em>
“누군가는 여행하기 위해 알바를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생존을 위해 알바를 했어요. 이렇게 양극화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류호정

“누군가는 여행하기 위해 알바를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생존을 위해 알바를 했어요. 이렇게 양극화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류호정

180석 ‘공룡여당’의 탄생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제21대 국회는 작지만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1990년대생 3명이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다. 특히 2명이 27살(류호정 당선자), 28살(전용기 당선자)로 20대다. 이는 정당투표(1인2표)로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시작한 2004년 제17대 국회 이후 가장 많은 수의 20대 당선이다. 그동안은 20대 국회의원이라고는 29살로 당선된 김수민 전 국민의당 의원(20대 비례대표, 21대 미래통합당 후보 출마)이 유일했다. 류호정 당선자는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제13대 국회 이후 최연소 국회의원 기록도 세웠다.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은 1954년 제3대 국회의원선거에서 26살로 경남 거제에서 당선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대의기관인 입법부의 구성이 그만큼 국민의 구성과 닮아 있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20~30대 당선자는 총 13명(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4.3%). 제20대 국회에선 3명(1.0%), 제19대 국회 9명(3.0%), 제18대 국회 7명(2.3%), 제17대 국회 23명(7.7%)이었다. 2020년 3월 현재 대한민국 총인구 중 20~30대 인구 비율(26.6%)에 턱없이 못 미친다. 어렵게 당선된 이들도 50~60대가 80% 넘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회에서 정당을 젊게 보이게 하는 장식품처럼 활용되고 ‘용도 폐기’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청년정치’라는 말은 여의도에서 ‘화석’이 됐다. 그래서 90년대생 당선자 3명에게 물었다. 왜 청년정치인가.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 “하루하루가 아까울 것 같아요.”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우는 이들이 ‘아재 국회’를 바꿀 수 있을까, 화석이 된 청년정치를 되살릴 수 있을까.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1990년대생 3명이 당선됐다. 전체 의석(300석)의 1%. 90년대생 총선 유권자(20대) 비율인 15.5%(679만6623명)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하지만 ‘50대 아재’로 대표되는 국회에 이들의 출현은 낯설면서도, 존재 자체로 의미를 품는다. ‘낯섦’은 기대와 우려의 교차로다. 이들을 향한 정치권 안팎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1990년대생 당선자들에게 정치라는 길로 들어선 계기부터 물었다. 책 <90년생이 온다>(2018) 등에서 묘사한 ‘특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로서 ‘90년대생 스타일’의 답변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3명은 세월호 참사(용혜인)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전용기), 그리고 노동문제(류호정)를 정치의 출발선으로 꼽았다.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슬픈 교훈을, 박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거치며 ‘참여하면 바뀌는구나’라는 정치적 효능을 체험한 90년대생은 국회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

27살 류호정 당선자(정의당), 28살 전용기 당선자(더불어시민당), 30살 용혜인 당선자(더불어시민당)를 4월2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왜, 무엇을, 어떻게… 계속되는 질문에 이들은 단어와 표현을 조심스레 골랐다. 그만큼 6g의 국회 배지가 90년대생에게 무거운 듯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용혜인 당선자는 대학생이었다. 배가 침몰해가는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을 따르다 304명이 희생된 참사를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이를 비판하는 뜻을 담아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제안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책과 수습이 중요했고, 다시 똑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는 게 긴요했는데, 그 방법이 정치였습니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전국에서 촛불이 타오르던 때, 전용기 당선자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총학생회장이자 경기도대학생협의회 의장이었다. 전 당선자는 경기도 11개 대학의 박 전 대통령 규탄 공동성명을 이끌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니까 권력을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리인들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행동에 나섰죠.”

류호정 당선자는 2018년 게임개발회사인 스마일게이트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다 권고사직을 당했다.(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는 "류 당선자의 퇴사는 노조설립과는 무관하며, 조직변경으로 인해 류 당선자가 회사와 합의하에 권고사직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그 직후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에서 선전홍보부장으로 일하면서 정치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개별 업체에서 노조를 설립하면 권고사직과 고용불안, 장시간 노동 만연 등 정보기술(IT) 업체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어요. 노조 없는 곳이 여전히 많았고, 그런 회사에선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어요. 결국 정치와 입법을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루한 국회 탈권위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임기가 시작되면 동료들과 함께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으려고요.” -용혜인

“고루한 국회 탈권위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임기가 시작되면 동료들과 함께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으려고요.” -용혜인

‘청년정치는 왜 필요한가’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주거, 일자리, 창업, 부채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할 ‘당사자성’이 결여됐다는 데 90년대생 당선자들 의견이 일치했다. 청년 문제를 머리로 인식하는 기성 정치인이 아닌, 몸과 마음으로 품고 사는 청년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청년들과 별도로 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청년이고 주변 사람도 모두 청년이에요. 밥상머리에서 부모님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지는 못해도 친구들에게는 어려움을 하소연하잖아요. 세대 대표성을 가진 우리 같은 청년정치인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면 청년의 현실을 개선하고 신뢰받는 정치를 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전용기 당선자) 다른 두 당선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당선자는 최근까지 ‘투잡’을 뛰었다. 낮엔 여의도에서 중앙당 대학생위원장으로 정치활동에 매진했고, 밤에는 밥벌이를 위해 경기도 안산에서 친구와 함께 차린 한식당에서 일했다. 요리, 서빙, 배달 등 전천후로 누볐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비용을 아끼려 ‘앙카드릴’로 벽을 뚫고 망치질, 페인트칠을 했다. 학자금대출을 받았던 1천여만원의 빚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여느 한국 청년의 삶과 다르지 않다. 임기가 시작되면 달마다 세비를 받을 텐데, 그 사용처를 물었다. “학자금대출 갚고, 살고 있는 집 월세 내고, 미래를 위해 적금도 조금 해야죠.” 사회 초년생의 월급 쓰임새 그대로다.

류 당선자도 비슷한 경험을 꺼내놨다. 그는 대학생 시절 2천만원까지 빚을 졌다고 한다. 그에게는 세 살 터울인 쌍둥이 남동생 2명이 있는데, 셋 모두 대학생이 되자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에 등록금이 감당 안 됐다. 류 당선자는 장학금을 받고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했다. 동생 한 명은 휴학해서 스스로 학비를 벌었다. 학교 앞에서 자취할 때 전세금이 모자라면 월세를 내고 살기도 했다. “누군가는 여행하기 위해 알바를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생존을 위해 알바를 했어요. 월세는 매달 나가야 하니까. 이렇게 격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청년 당사자로서 공감력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대학에서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퍼뜩 드는 생각이 ‘회사에서 잘린 직장인이거나, 학교 앞에 방을 구해놓은 학생들이 월세는 어떻게 내고 있을까’라는 걱정이었어요.”

용 당선자가 1월 창당한 기본소득당은 당원이 2만여 명이며, 그중 80%가 10~20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원가입서를 제출할 때 받은 직업을 보니 편의점 알바생, 간호조무사, 20대 주부, 쿠팡맨, 무직 등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창당 과정에서 한 번도 청년정당을 만들겠다고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기본소득, 단 하나의 이슈로 구성된 정당이 결과적으로 청년정당이 된 거죠. 이런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청년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회에서 기본소득을 골자로 활동할 계획이에요.” 용 당선자는 세비를 받으면 80% 정도는 당비로 낼 예정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당비를 내지 못하는 당원이 많아 당의 살림살이가 늘 부족해요. 활동비도 못 받고 헌신적으로 일해온 활동가들에게 최소한이라도 지급해야 할 것 같아요.”

국회의원의 80% 이상을 50~60대가 차지하는 불균형도 균형을 찾으려면 청년정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30 청년은 전체 인구의 26%나 되지만 국회의원 중 2030은 4%로 격차가 커요. 국민 구성을 닮은 대의기관이 되기 위해 국회에 좀더 많은 청년이 들어와야 합니다.”(류호정 당선자)

90년대생 당선자들의 국회 입성 여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더불어시민당이 선거제 개혁을 역행한 비례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국회는 의석수가 핵심입니다. 미래통합당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비례위성정당을 띄워 20석 가까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이 꼼수를 막으려던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전 당선자의 답변은 그동안 민주당이 되뇌어온 논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역시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당선된 용 당선자에게 기본소득당이 스스로 힘을 키워 원내에 진출하기보다는 기성정치의 힘을 빌리는 방식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국회에 진출해야 했던 시급성이나 필요성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인공지능과 기술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어요. 정치권에서 답을 내놔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10년 넘게 논의해온 기본소득을 제시했어요. 또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과 자영업의 어려움 등 경제위기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필요해 시급성이 추가됐죠. 소수정당으로서 기본소득당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실리적이면서도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더불어시민당으로의 입당은 실리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말로 들렸다.

류호정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에 대학 시절 지인을 통해 게임 등급을 올렸다는 ‘대리게임’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이날도 반복적으로 사과했다. 그럼에도 류 후보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 나올 때마다 대리게임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칙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이니만큼 그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리게임은 제가 잘못한 일이고 거듭 사과할 일이에요. 다만 그것을 통해 취업 등에 이익을 취한 일은 없다는 점은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청년들과 자주 모여 대화하면서 청년 의제를 찾아 실현하고, 청년들은 효능을 느끼게 되는 선순환 모임이 되길 희망합니다.”-전용기

“청년들과 자주 모여 대화하면서 청년 의제를 찾아 실현하고, 청년들은 효능을 느끼게 되는 선순환 모임이 되길 희망합니다.”-전용기

90년대생 당선자들은 제20대 국회를 혹평했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번 선거 결과죠.”(용혜인 당선자) “거대 양당이 서로 싸우기만 하고 이긴 쪽이 승자가 되는, 싸우는 국회였어요.”(류호정 당선자) “반대를 위한 반대가 만연했죠. 진영논리로 싸우고 토론과 설득이 없었어요.”(전용기 당선자) 그러면서 세 당선자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모았다. “제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합니다.”

제21대 국회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전 당선자는 취업난과 주거 불안정 등에 시달리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담은 청년기본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낼 계획이다. 새로 뭔가를 만들기보다는 모처럼 제정된 청년기본법(1월 국회 통과)이 허울만 남지 않도록 내실 있게 세부 사항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전 당선자는 “청년들은 그룹과제와 스터디모임, 또 창업을 위한 회의 등 모일 일이 많은데 모일 공간이 없어 카페에서 주로 모이다보니 돈이 많이 듭니다. 청년들이 돈 걱정 없이 모일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확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낼 겁니다”라고 했다. 또 청년 창업 지원과 활성화를 꾀하는데, 이를 위해 전 당선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일하길 희망한다.

용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온국민 기본소득법안을 꼽았다. 기본소득당은 현재 매달 60만원씩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제 뒤에는 기본소득 제도화를 원하는 2만 명의 기본소득당 당원이 있어요.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은 저 혼자이지만, 당원들의 뜻을 대표해 제21대 국회에서 한국 사회에 기본소득이 왜 필요한지 국민과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반드시 제도화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용 당선자는 이를 위해 최근 코로나19 대응 방안으로 여당이 내놓은 재난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서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를 관할하는 기획재정위원회에 배정되기 원한다.

류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생각한다. “포괄임금제는 IT 분야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어요. 노동조건과 임금 개선 차원에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류 당선자는 환경노동위원회 활동 무대를 꿈꾼다.

제17~21대 국회의원선거 20~30대 청년 국회의원 당선자 수와 비율

제17~21대 국회의원선거 20~30대 청년 국회의원 당선자 수와 비율

90년대생 당선자들은 다양한 활동 계획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전 당선자는 ‘스웨덴 목요클럽’ 같은 모임을 하고 싶단다. 목요클럽이란 스웨덴에서 1946년 총리가 돼 23년 동안 재임했던 타게 엘란데르 총리가 매주 목요일 정계·재계·노동계 등 주요 부문 인사들과 소통하며 선진적인 복지국가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유명한 모임이다. “청년들과 자주 모여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청년 의제를 찾아 실현하고, 청년들은 자신의 제안대로 사회가 바뀌어가는구나 하는 효능을 느끼는 선순환 모임이 되길 희망합니다.”

류 당선자는 노동자들의 ‘스피커’가 되고 싶다. 실제 비례대표 후보 신분이던 3월, 게임개발업체 펄어비스의 재직자와 퇴사자 등의 제보를 받아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의 부당해고를 고발하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후보 신분임에도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공론화에 나설 수 있었어요. 이제 5월 말, 당선자 꼬리표를 떼면 목소리가 없는 노동자들의 입이 되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용 당선자는 기본소득 외에 장애인, 탈가정 여성청소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제에도 관심이 많다. 여러 단체와 활동가와 만나 소통하고, 정책과 법안을 마련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싶다. 1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본소득당 후보들과 함께 이번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때 원외정당의 설움과 권위적인 국회를 체험했다. 정론관에서는 원내정당 소속 의원이나 대변인이 현장에서 함께 있어줘야만 원외정당이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고, 국회 본관 앞 잔디밭에서 팻말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금지당했다. “고루한 국회 탈권위주의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임기가 시작되면 동료들과 함께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으려고요.” 용 당선자가 웃었다.

이들은 90년대생이라서 특별하거나 다른 게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90년대생이기에 국회로 들어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이 활약하는 제21대 국회는 어떤 모습일까. 달라진 국회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의 봄바람을 가져올까.

“정치의 힘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가 원할 때 곁에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류호정 당선자)

“‘그에게 맡기면 사회가 바뀌더라’라는 높은 신뢰를 받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전용기 당선자)

“진보 대 보수, 민주 대 반민주 등 한국 정치의 낡은 틀을 넘어 새로운 틀을 제시하겠습니다.”(용혜인 당선자)

이들의 ‘초심’을 기록하며 응원을 보낸다.

글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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